IPO 경쟁률 4배 돌파…머스크 신화에 베팅한 월가, 스페이스X 첫날 주가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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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6월 11일, 오전 04:56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위성통신 기업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가 상장을 하루 앞두고 투자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의 주문이 몰리면서 청약 경쟁률이 4배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월가에서는 이번 상장이 단순한 기업공개를 넘어 미국 IPO 시장의 부활과 인공지능(AI) 투자 열기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호손의 스페이스X 시설 외부에 설치된 회사 간판. (사진=AFP)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에 따르면 스페이스X IPO 수요는 공모 물량의 4배를 웃도는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다. 기관투자자 주문 접수는 이날 뉴욕 증시 마감과 함께 종료될 예정이지만 이미 상당수 물량이 소화된 상태로 알려졌다.

스페이스X는 총 5억5560만주를 주당 135달러에 공모한다. 이를 통해 약 750억달러를 조달하게 되며 공모가 기준 기업가치는 약 1조8000억달러에 달한다.

예정대로 상장이 마무리되면 2019년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기록한 294억달러 규모 IPO를 훌쩍 뛰어넘으며 역사상 최대 규모 IPO 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이번 IPO 흥행은 단순히 규모 때문만이 아니라 스페이스X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과거와 달라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자들은 스페이스X를 더 이상 로켓 발사 기업으로만 보지 않는다. 재사용 발사체 사업을 기반으로 스타링크 위성통신망, AI 사업부 xAI, 장기적으로는 우주 기반 데이터 인프라와 화성 탐사 사업까지 아우르는 미래 기술 플랫폼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로켓 발사 횟수나 정부 계약 규모보다 스타링크의 성장 가능성과 AI 사업 확장성에 대한 관심이 더 큰 것으로 전해진다. 월가에서는 스페이스X를 엔비디아와 함께 AI 시대 핵심 인프라 기업으로 분류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번 IPO의 특징은 개인투자자들의 참여 열기다. 스페이스X는 전체 공모 물량의 약 30%를 개인투자자에게 배정했다. 이는 일반적인 미국 IPO의 개인 배정 비율보다 약 3배 높은 수준이다. 머스크가 테슬라를 통해 구축한 충성도 높은 투자자층을 적극적으로 끌어안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블룸버그에 따르면 뉴욕에 거주하는 한 30대 직장인은 스페이스X 주식을 사기 위해 6천500달러를 따로 모아뒀으며 추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 대출까지 알아봤다. 또 다른 투자자는 “회사 일부가 될 수만 있다면 비싸게 사는 것도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플로리다의 한 투자자는 스페이스X 주식을 수십 년 동안 보유할 계획이라며 “아들들에게 물려줄 투자 자산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가에서는 이 같은 장기 투자 성향의 개인투자자들이 상장 이후 주가를 떠받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머스크라는 이름 자체가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테슬라는 2010년 상장 당시에도 고평가 논란에 시달렸지만 이후 세계 최대 전기차 기업으로 성장하며 초기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수익을 안겼다. 스페이스X 투자자 상당수는 이번에도 머스크의 비전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한다.

SLC 매니지먼트의 데크 멀라키 매니징디렉터는 블룸버그에 “투자를 고려하는 사람들과 이야기해보면 대부분의 이유는 머스크의 ‘미다스의 손’을 믿기 때문”이라며 “다만 그 결실을 얻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IPO는 향후 이어질 AI 기업 상장의 시험대로도 평가받는다. 오픈AI는 최근 미국 증권당국에 비공개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앤트로픽 역시 상장 절차를 진행 중이다. 블룸버그는 스페이스X와 오픈AI, 앤트로픽의 예상 기업가치를 합치면 약 3조6천억달러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월가에서는 스페이스X 상장이 침체됐던 미국 IPO 시장의 회복 여부를 가늠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21년 이후 고금리와 경기 둔화 우려로 위축됐던 신규 상장 시장이 AI 열풍을 계기로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우려도 적지 않다. 현재 스페이스X의 연간 매출은 약 190억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에 비해 기업가치는 1조8천억달러에 달해 미래 성장성을 지나치게 선반영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AI 사업부 xAI는 매달 약 10억달러를 소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주개발 사업 역시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분야다.최근 AI 관련 종목들이 급등하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새로운 기술주 거품이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일부 투자자들은 현재의 기업가치가 실적보다는 AI와 머스크 프리미엄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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