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AI 인프라 확장에 400억달러 추가 조달…시간외 5%↓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11일, 오전 05:58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장을 위해 향후 1년간 400억달러를 추가 조달하겠다고 밝히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AI 사업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천문학적인 투자 부담이 부각되면서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5% 이상하락하고 있다.

오라클은 10일(현지시간) 실적 발표를 통해 2027회계연도에 총 400억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200억달러는 신규 차입 등을 통해 마련하고, 나머지 200억달러는 앞서 발표한 주식 발행 프로그램(ATM·At-The-Market)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ATM은 시장 가격에 맞춰 주식을 수시로 매각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회사는 AI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지난 5월 31일 종료된 회계연도 4분기 자본적지출(CAPEX)은 165억달러를 기록했으며, 연간 기준으로는 557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회사가 기존에 제시했던 연간 투자 계획인 500억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오라클은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AI용 클라우드·인프라 공급업체로 변신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약 3000억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공급 계약을 체결한 이후 공격적으로 시설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 계약은 오라클이 데이터센터 건설 비용을 선투자하는 구조여서 상당한 자금 조달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투자등급 신용등급 유지를 약속한 가운데 지난 2월에도 25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공격적인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매출 전망이 상향되지 않은 점에 주목했다.

오라클은 내년 회계연도 매출 전망을 지난 3월 제시했던 약 900억달러 수준으로 유지했다. AI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가이던스를 올리지 않으면서 향후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실적 자체는 시장 기대를 웃돌았다. 회계연도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192억달러를 기록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2.11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1.97달러를 상회했다. 연간 매출도 674억달러로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특히 AI 수혜가 집중되고 있는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 매출은 58억달러로 전년 대비 93%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91% 증가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시장은 성장세보다 투자 부담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오라클 주가는 이날 정규장에서 2.2% 상승한 201.26달러로 마감했지만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는 한때 7% 넘게 급락했다. 이후 낙폭을 일부 만회했지만 약세 흐름은 이어졌다.

투자자들은 오라클이 소수 대형 고객에 의존하는 사업 구조 속에서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와 장기 임대 계약에 따른 재무 부담을 감당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오라클은 최근 분기 동안 3만명 이상을 감원하며 비용 절감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회사는 향후 인식할 예정인 수주 잔고(RPO·Remaining Performance Obligations)가 6천380억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오픈AI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의 AI 인프라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