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영변 핵시설 확장…고농축우라늄 생산능력 75%↑”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11일, 오전 10:10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북한이 영변 핵단지 내에 위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규 우라늄 농축 시설을 완전히 가동할 경우, 고농축 우라늄(HEU) 생산 능력을 최대 75% 확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핵무기 보유량 확대를 추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분명한 신호라는 평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일 새로 조업한 핵물질 생산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사진=조선중앙통신)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국제 군비통제 협정 이행·검증을 지원하는 영국 소재 비영리단체 버틱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영변의 새 시설에 대해 9000기 이상의 원심분리기가 설치될 것으로 추정되며, 이 시설은 연간 160㎏의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분석했다. 버틱은 과거 유사한 원심분리기 성능 데이터, 위성사진을 통한 건물 규모 분석, 기타 모델링 기법 등을 활용해 새 시설의 핵농축 능력을 추산했다고 설명했다.

추산대로라면 새 시설이 완전히 가동될 경우 북한의 연간 고농축 우라늄 생산량은 기존 대비 최대 75% 증가하게 될 전망이다. 버틱은 기존 북한의 연간 고농축우라늄 생산량을 약 215㎏으로 추정해 왔다.

새 시설은 공개적으로 알려진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 중 최대 규모다. 이 같은 대규모 확장은 미국과 중국의 오랜 압박에도 김 위원장이 굴하지 않고 핵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김 위원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북을 닷새 앞둔 지난 3일 새 핵 시설을 시찰하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메시지를 중국에 보냈다. 시 주석도 김 위원장의 회담에서 비핵화 문제를 전혀 거론하지 않아, 중국이 북한 핵에 대해 ‘사실상 묵인’으로 입장을 선회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버틱의 검증·감시 프로그램 공동 책임자인 그랜트 크리스토퍼 박사는 “북한은 이미 중간 규모 핵무기 보유고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핵물질을 대부분 확보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제는 단순히 숫자를 늘리는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가까운 시일 내에 이러한 활동을 중단할 것이라는 증거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최근 해당 시설이 영변 핵단지 내에 위치했다고 확인하며 “위성 사진 분석 결과 영변 5메가와트 원자로, 재처리 시설, 경수로 등에서 활동이 증가하고 있고 이는 북한 핵 능력의 매우 심각한 확대를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버틱은 북한이 현재 약 2100㎏의 고농축우라늄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대규모 핵 프로그램을 보유한 영국이나 프랑스의 군사용 비축량의 약 10분의 1 수준이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최신 추산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약 60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추가로 최소 90기의 핵탄두를 제조할 수 있는 핵분열성 물질도 확보하고 있다. 이는 2025년 추정치인 약 50기보다 증가한 수치다.

김 위원장의 핵무기 확대는 미국 등 주요국과의 협상 가능성을 더욱 낮추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그동안 북한 핵 프로그램 축소를 조건으로 제재 완화를 제안해 왔다.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당시 북한은 대북 제재 완화를 조건으로 영변 핵시설 폐기를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미신고 핵시설까지 포함하는 보다 포괄적인 합의를 요구했고, 결국 협상은 결렬됐다. 현재 영변은 여전히 북한 핵 개발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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