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이 예고했던 이란 공습 계획을 취소했다고 밝힌 데 이어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는다는 합의에 도달했다”며 “문서 작업이 거의 최종 단계에 와 있으며 곧 서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란과의 전쟁을 훌륭하게 해결했다”며 “향후 며칠 내 최종 문서 작업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J.D. 밴스 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이번 주말 유럽에서 합의 서명이 이뤄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시장은 긴장감에 휩싸여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별도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에서 미국이 이란을 “오늘 밤 매우 강하게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이란 최대 원유 수출기지인 카르그섬과 주요 에너지 시설을 장악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러나 이후 공습 계획 철회와 협상 진전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급격히 회복됐다.
중동 지역 긴장 완화 기대는 국제유가를 끌어내렸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3% 하락한 배럴당 86달러 안팎으로 떨어졌고 브렌트유도 3%가량 내렸다. 유가 하락은 최근 시장을 짓눌렀던 인플레이션 우려를 완화했고 미국 국채금리도 동반 하락하며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했다.
월가에서는 중동 정세가 안정될 경우 시장의 관심이 다시 경제 펀더멘털과 기업 실적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UBS의 울리케 호프만-부르샤르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해결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겠지만 기본 시나리오는 결국 외교적 해법이 승리하는 것”이라며 “그 경우 투자자들은 견조한 경제 성장과 기업 실적에 다시 주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다소 엇갈렸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1.1% 상승해 시장 예상치인 0.7%를 웃돌았다. 다만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는 0.4% 상승해 예상치(0.5%)를 밑돌았다. 시장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 아직 전반적인 물가 압력으로 확산하지는 않고 있다고 해석했다.
기술주 가운데서는 반도체 업종이 반등을 주도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AMD(7.95%), 인텔(9.29%) 등이 일제히 상승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업종 지수(SOX)는 7.9% 급등했다. 특히 인텔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투자 의견을 ‘언더퍼폼’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하면서 9.29% 올랐다. 지난주 10% 가까이 급락했던 반도체 업종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의 관심은 12일 예정된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에도 집중됐다. 스페이스X는 이날 주당 135달러에 5억5560만주를 공모해 총 750억달러를 조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9년 사우디아람코가 기록한 294억달러를 크게 뛰어넘는 사상 최대 규모 IPO다. 일부 투자자들은 최근 반도체주 약세가 스페이스X IPO 참여를 위한 자금 확보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반면 오라클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를 위해 200억달러 규모의 추가 자금 조달 계획을 발표한 뒤 주가가 8.5% 급락했다. 대규모 자금 조달에 따른 주식 가치 희석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