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습 경고 몇시간 만에 철회…"주말 이란과 평화합의 서명"(재종합)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12일, 오전 06:05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추가 군사공격 계획을 전격 취소한 데 이어 이르면 이번 주말 미국과 이란이 평화합의에 서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합의가 성사될 경우 지난 3개월여 동안 이어진 전쟁을 끝내는 최대 외교적 돌파구가 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방금 이란과의 전쟁을 훌륭하게 해결했다(We just made a great settlement of the war with Iran)”며 “협정 서명은 아주 곧, 매우 곧 이뤄질 수 있으며 어쩌면 이번 주말 유럽에서 성사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명이 이뤄지는 즉시 호르무즈 해협은 공식적으로 재개방될 것”이라며 “미국을 대표해 JD 밴스 부통령이 서명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설립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날 저녁 예정됐던 대이란 공격과 폭격을 취소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란 이슬람공화국과의 논의가 최고위 지도부에 전달돼 승인을 받았다”며 “그에 따라 예정된 공습과 폭격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논의 내용과 최종 쟁점은 개념적 수준은 물론 세부 사항에 이르기까지 승인됐다”며 미국과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튀르키예, 파키스탄, 바레인, 쿠웨이트, 요르단, 이집트 등이 협상에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협상이 최종 마무리될 때까지는 미국의 해상 봉쇄 조치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강경한 군사행동을 예고했다는 점에서 극적인 반전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루스소셜에서 “오늘 밤 매우 강력한 공격(VERY HARD TONIGHT)”을 경고했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미국이 이란을 “매우 강하게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이란 최대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을 장악할 수 있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입장을 바꿔 협상 진전을 강조하면서 군사행동 대신 외교적 해법을 전면에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한다는 합의를 확보했다”며 “우리가 이런 과정을 거친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란 최고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승인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내가 이해하기로는 그렇다(I understand the answer is yes)”고 답했다.

현재까지 이란 정부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은 테헤란이 합의를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복수의 이란 및 서방 소식통들도 휴전과 적대행위 종료를 위한 정치적 이해가 이뤄졌으며 일부 세부 쟁점만 남아 있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미국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 능력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을 협상의 핵심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반면 이란은 국제 제재 해제와 수십억달러 규모의 동결 자산 반환,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 인정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역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은 이번 양해각서(MOU)의 당사자가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농축 우라늄 문제를 포함한 핵심 현안이 최종 합의에서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합의가 성사될 경우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은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게 된다. 전쟁 과정에서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원유 공급 차질 우려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세계 경제에도 상당한 충격을 안겼다.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브렌트유 가격은 4% 가까이 하락하며 배럴당 90달러 아래로 떨어졌고 나스닥 지수는 2.5% 상승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중동 긴장 완화가 원유 공급 정상화와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공식 승인 여부와 핵 프로그램 관련 세부 합의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실제 서명까지는 적지 않은 변수가 남아 있으며, 향후 며칠간의 협상 결과가 중동 정세와 국제 에너지 시장의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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