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 재활용·스타링크…무모한 도전이 2조달러 기업 일궜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14일, 오후 07:07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미국 뉴욕 증시에 성공적으로 입성했다. 스페이스X는 창립 초기 연이은 로켓 발사 실패로 존폐 위기에 몰렸지만, 이제는 기업가치 2조 달러(약 3039조원)의 미국 시가총액 6위 기업에 올라섰다. 이번 IPO로 세계 최초 1조 달러(약 1519조원) 자산가가 된 머스크는 자신조차 “스페이스X의 성공 확률을 10% 미만”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불가능에 가까운 확률에 걸었던 승부는 결국 우주산업의 역사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스페이스X가 2조 달러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계약 확보를 통한 생존, 재사용 로켓 기술 상용화에 따른 비용 혁신, 위성 인터넷 사업 스타링크의 성공 등 결정적 전환점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스페이스X의 출발은 비교적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2000년대 초 머스크는 자신이 공동 창업한 페이팔을 이베이에 매각해 수억 달러의 자산을 확보한 상태였다. 당시 그는 대학 시절 룸메이트였던 아데오 레시와 함께 화성에 작은 온실을 보내 식물을 키우는 ‘라이프 투 마스’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었다.

문제는 로켓 비용이었다. 머스크는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약 5000만 달러의 예산을 마련했지만, 로켓 한 대를 확보하기에도 부족했다. 그는 러시아를 찾아 값싼 구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구매를 추진했지만 냉대만 받았다고 한다. 머스크는 미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로켓을 직접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2002년 스페이스X를 설립했다.

창업 이후에도 앞길은 순탄치 않았다. 회사의 첫 로켓인 팰컨1은 2006년 첫 발사에서 엔진 문제로 추락했고, 2007년 두 번째 발사도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 자금난이 심해지자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진행한 2008년 세 번째 발사까지 실패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같은 해 9월 네 번째 발사에서 팰컨1이 처음으로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이 성공이 없었다면 스페이스X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이 성공을 계기로 스페이스X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신뢰를 얻어 국제우주정거장(ISS) 화물 수송 계약을 따내며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했다. 2014년에는 NASA로부터 우주인을 ISS에 수송하는 대형 계약까지 확보했다. 한때 생존 자체가 불투명했던 스타트업이 미국 정부의 핵심 우주 파트너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후 스페이스X는 또 다른 승부수를 던졌다. 로켓을 한 번 쓰고 폐기하는 기존 관행을 뒤집고 재사용 로켓 개발에 나선 것이다. 수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2015년 팰컨9 1단 추진체의 수직 착륙에 성공했고, 이후 재사용 기술을 상용화하면서 발사 비용을 경쟁사보다 크게 낮출 수 있었다. 이는 스페이스X가 글로벌 위성 발사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는 계기가 됐다.

진정한 도약은 2019년 시작된 스타링크 사업에서 나왔다. 스페이스X는 자체 로켓을 이용해 수천 기의 저궤도 위성을 우주에 배치했고, 이를 통해 전 세계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개념은 수십 년 전부터 존재했지만, 실제 사업화에 성공해 파산하지 않은 사례는 스타링크가 처음이었다. 현재 스타링크는 스페이스X의 최대 수익 사업으로 성장했다.

스페이스X의 다음 목표는 화성 개척을 위한 우주 운송 기업이자 지속 가능한 AI 시대를 이끌 우주 AI 인프라 기업이 된다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차세대 초대형 우주선 스타십이 있다. 스타십은 사람과 화물을 대량으로 운송할 수 있도록 설계된 완전 재사용 우주선이다. 머스크가 오래전부터 강조해온 화성 식민지 건설 계획의 핵심 수단이다. 스타십 완성 시 최대 100t의 장비를 우주로 운송할 수 있어 머스크의 AI 사업 핵심 전략인 우주 데이터센터를 빠르게 실현할 수 있다.

머스크는 텍사스 스타베이스에서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와 이원 생중계 방식으로 진행된 상장 기념 행사에서 “스페이스X의 목표는 공상과학 소설 속 미래를 현실로 만드는 것”이라며 “사람들에게 흥미롭고 영감을 주는 미래를 제공하는 것이 회사가 존재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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