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바라키현 나카시에 설치된 양자과학기술연구개발기구(QST) 핵융합로 ‘JT-60SA’의 모습. (사진=AFP)
핵융합은 태양이 에너지를 내는 원리를 본떠 초고온 플라스마 속에서 원자핵을 강제로 융합시키는 기술이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장기 방사성폐기물도 남기지 않아 주목받지만, 실험에서 보인 잠재력을 지속적인 전력 생산으로 잇는 데는 아직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투자는 대거 몰리고 있다. 각국 정부와 알파벳·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 등 대형 데이터센터 운영기업(하이퍼스케일러)들이 전력을 많이 쓰는 인공지능(AI)을 구동할 청정에너지를 찾으면서다.
일본 후지쿠라는 민간 핵융합 기업의 수요 증가를 내다보고 약 7200만달러(약 1091억원)를 들여 초전도 자석용 소재 생산능력을 내년까지 3배로, 2028년 봄까지 다시 2배로 늘릴 계획이다. 이 소재는 초고온 플라스마를 가두는 강한 자기장을 만드는 차세대 초전도체에 쓰인다. 다이보 마사노리 후지쿠라 총괄부장은 “핵융합에 필요한 물량은 다른 용도와 견줘 한두 자릿수 차원이 다르다”며 향후 수요의 대부분이 핵융합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엔지니어링기업 에이콤은 빌 게이츠가 투자한 스타트업 타입원에너지에 출자했다. 트로이 러드 에이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핵융합이 “늘 20년 뒤”라던 업계 농담과 달리 상업화까지 “5~10년” 거리로 보인다며 “실질적인 경제적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에서는 키어인프라스트럭처와 프랑스 누비아가 이끄는 합작사가 지난 3월 국가 프로토타입 핵융합 발전소 사업 ‘스텝’(STEP)의 초기 계약(2억파운드·약 4038억원)을 따냈다. 2040년 전력망에 전기를 공급해 상업성을 입증하는 게 목표로, 전체 사업비는 200억파운드(약 40조원)에 이를 수 있다.
다만 공급망은 취약하다는 평가다. 초전도 소재 시장은 일본과 중국의 소수 업체가 장악하고 있어, 갑작스러운 주문이 몰리면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 미래 수요의 불확실성이 중소 공급업체의 투자를 머뭇거리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