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오는 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 서명이 이뤄지자마자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개방되면 기뢰 제거 작업도 진행될 것”이라면서 “역내와 전 세계를 위해 원유 수송이 양방향에서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위대한 합의는 그 지역 전체에 평화와 안보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도 곧바로 반응했다.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가 4% 넘게 하락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평소 전 세계 원유 교역량의 약 5분의 1을 담당했다. 주요 해운 단체들은 해협이 다시 열릴 경우 동시다발적인 통항이 혼잡과 예측 불가능한 선박 움직임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업계는 약 500척의 상선이 여전히 걸프 해역에 남아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 2월 28일 이란 전쟁이 시작된 뒤 호르무즈 해협 통항은 사실상 거의 중단됐다.
사진=AFP
더 큰 문제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무기화’를 현실화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대해 “통행료가 없다”고 공언했지만 이란 측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안전, 보안 제공을 빌미로 수수료(사실상 통행료) 징수를 주장하고 있다. 이는 해협 재개방 이후에도 관리 방식을 두고 갈등이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선주들도 당분간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해협 안에 기뢰가 남아 있는지, 선박 통항은 어떤 방식으로 조율될지, 이란이 실제로 해협 운용을 어떻게 관리할지 등이 아직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선박은 최근 몇 주 동안 오만 해안선을 따라 이동하거나 위치추적장치(트랜스폰더)를 끈 채 항로를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협이 열리더라도 선박들이 곧바로 과거처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RBC 캐피털마켓의 글로벌 원자재 전략 책임자 헬리마 크로프트는 이를 홍해 상황과 비교했다. 지난해 미국과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과 합의했음에도 홍행의 통행량은 여전히 분쟁 이전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크로프트는 “현재 홍해 통행량은 과거 대비 약 56%”라면서 주요 해운사 다수가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대한 안전 우려로 여전히 이 항로를 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르무즈 해협 역시 재개방 이후에도 비슷한 경로를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합의 자체의 취약성도 남아 있다. 이번 합의는 우선 전쟁 중단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를 출발점으로 삼고 있지만, 이란 핵 프로그램과 제재 해제, 탄도미사일 문제 등 핵심 쟁점의 세부 조율은 이후 60일 협상으로 미뤄졌다. 이미 미국과 이란은 합의의 성과와 의미를 두고 서로 다른 설명을 내놓고 있다. 합의 발표부터 공식 서명까지 며칠의 시간차가 있다는 점도 변수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런 외교정책 연구 책임자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임시 합의는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이를 넘어서 핵 문제나 제재 해제를 아우르는 포괄적 합의는 현재로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