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사상 최고 마감…'이란 리스크' 걷히자 나스닥 3.1% 폭등[월스트리트in]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16일, 오전 06:04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뉴욕증시가 미국과 이란의 전쟁 종식 합의 기대감에 힘입어 일제히 급등했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전망으로 국제유가가 5% 가까이 급락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됐고, 투자자들은 다시 기술주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위험자산 매수에 나섰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나스닥지수는 3% 넘게 뛰며 지난 3월 이후 가장 강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
1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96% 오른 5만1671.03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 종가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65% 상승한 7554.29를 기록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3.07% 급등한 2만6683.94에 거래를 마쳤다. 3대 지수는 나란히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미국과 이란의 잠정 합의에 위험선호 심리가 크게 살아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린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기자들과 만나 “합의는 이미 모두 서명됐다”고 밝히며 JD 밴스 부통령이 오는 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공식 서명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은 전날 양해각서(MOU)에 대한 최고위급 전자서명을 마쳤으며, 공식 서명 이후 60일간 휴전을 연장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지난 주말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교전으로 한때 무산 우려가 제기된 뒤 나온 것이어서 시장의 안도감을 키웠다.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하면서 국제유가는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ICE선물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3.2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4.9%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0.75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4.8% 하락했다.

진 골드먼 세테라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전형적인 안도 랠리”라며 “미·이란 합의가 유가를 급격히 끌어내리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완화하고 투자자들을 다시 위험자산으로 복귀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은 환호했지만…드러난 균열

그러나 시장의 낙관론과 달리 실제 협상 과정은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과 이란은 합의 발표 직후부터 핵심 조항을 놓고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쟁점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은 이번 합의를 통해 이란의 통항 수수료 징수권이 인정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도 이번 양해각서에 명시된 것은 ‘60일간 무료 통행’이며 이후 체제는 후속 협상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향후 협상이 결렬될 경우 이란이 다시 통행료 부과를 추진할 수 있다는 의미다.

동결자금 해제 문제 역시 갈등의 불씨로 남아 있다. 이란은 합의 체결과 동시에 일부 동결자산 해제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란 언론에서는 우선 120억달러를 풀고 이후 협상 과정에서 추가로 120억달러를 해제하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다. 반면 미국은 핵 협상 진전과 검증 가능한 이행 조치가 선행돼야 자산 동결 해제와 제재 완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핵 문제도 여전히 미해결 상태다. 미국은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처리와 핵무기 개발 포기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란은 핵무기 개발 의도가 없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며 실질적으로 양보한 것이 거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남부 레바논 주둔 유지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충돌도 잠재적 위험요인으로 남아 있다.

◇유가 급락에 기술주 랠리…스페이스X 19.6% 급등

그럼에도 시장은 당장 유가 하락이 가져올 경제적 효과에 더 주목하는 모습이다. 최근 연방준비제도(Fed)는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를 다시 자극할 가능성을 우려해 왔다. 하지만 유가가 80달러선까지 떨어지면서 추가 금리인상 필요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가 확산하고 있다. 2년물 국채금리는 1.2bp(1bp=0.01%포인트) 빠진 4.073%을, 10년물 국채금리는 1bp 하락한 4.475%에서 움직이고 있다. 금리스와프 시장에서도 연말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이전보다 낮게 반영하기 시작했다.

업종별로는 기술주와 반도체주가 상승장을 주도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5.5% 올랐고 엔비디아(3.5%)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10.9%)가 강세를 보였다. 특히 마이크론은 주요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상향 조정에 힘입어 상승폭을 키웠다.

상장 이틀째를 맞은 스페이스X도 시장의 관심을 독차지했다. 상장 첫날 19% 급등했던 스페이스X는 이날도 19.6% 오르며 기업가치를 2조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월가에서는 스페이스X의 성공적인 상장이 올해 하반기 상장을 준비 중인 오픈AI와 앤스로픽 등 대형 AI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 하락의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항공·여행주도 강세를 나타냈다. 유나이티드항공(3.9%)과 노르웨이지안크루즈라인홀딩스(3.7%), 카니발(3.2%) 등이 상승했다. 반면 에너지주는 국제유가 급락의 영향을 받아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시장 공포심을 보여주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지난주 기록했던 2개월여 만의 최고 수준에서 빠르게 후퇴했다. 비트코인 역시 6만6000달러를 넘어서는 등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모습이었다.

◇이제 시선은 FOMC…금리경로에 주목

이제 시장의 관심은 오는 1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로 이동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취임 이후 처음 열리는 FOMC다. 시장은 기준금리 동결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지만, 워시 의장이 유가 하락과 중동 리스크 완화를 어떻게 평가할지, 그리고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해 어떤 신호를 내놓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매일 아침, 월가의 흐름을 한눈에. [월스트리트in] 구독좋아요는 선택 아닌 필수!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