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한 연료 공급 터미널에 원유 저장탱크들이 늘어서 있다. (사진=AFP)
2023년 7월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기록했던 종전 최저치마저 밑도는 수준으로, SPR이 이보다 적었던 것은 미국이 처음으로 비축유를 채워 넣던 1983년 7월이 마지막이다. 하지만 당시 미국의 경제 규모가 지금보다 훨씬 작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비축 여력은 더 취약해진 셈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고유가가 소비자와 기업, 경제 전반에 미치는 타격을 완화하기 위해 SPR 방출을 핵심 수단으로 활용해온 영향이 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이어 이란 전쟁까지 두 차례 전쟁이 잇따른 것도 비상 비축유가 빠르게 소진된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 올해 2월 말 이란 전쟁이 시작된 이후로만 SPR은 7500만배럴(18%) 줄었다.
앤디 리포우 리포우오일어소시에이츠 대표는 “SPR 방출에 더해 다른 국가들의 방출, 중국의 수출 축소가 맞물리면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지금까지 막아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022년 세 번째 대선 도전에 나설 당시 바이든 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비축유를 고갈시켰다고 맹비난했다. 하지만 정작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중간선거를 앞두고 더 빠른 속도로 비축유를 빼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SPR은 비축 용량의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까지만 채워져 있다. 마이크 소머스 미국석유협회(API)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SPR이 정상 가동되려면 최소 20%는 채워져 있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며 “우려스러운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포우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3월 방출하기로 한 1억 7200만배럴을 모두 풀고 나면 방출 속도를 늦춰야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전쟁 이후 방출한 비상용 원유는 시간을 두고 다시 채워 넣어야 하지만, 허리케인 시즌이 한창일 때까지는 보충이 어려울 전망이다. 리포우 대표는 “멕시코만에 대형 허리케인이 닥쳐 수 주간 생산이 멈춘다면 그런 완충 여력은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