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이후의 일터…답은 ‘신뢰의 HR’[2026 HR after AI 포럼]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17일, 오전 10:01

오는 7월 1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리는 이데일리 ‘2026 HR after AI’ 포럼은 AI 도입이 본격화되는 환경 속에서 인력 채용과 조직 구성 방식 등의 변화를 짚고, HR의 전략적 역할을 모색합니다. 행사에 앞서 AI 시대 HR의 변화를 바라보는 연사들의 시선을 사전 인터뷰로 전합니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신문경 기자] “AI 도입이 본격화되며 일의 가치, 노동 과정, 조직 내 사람의 역할이 다시 배치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대변인, 근로감독 정책단장, 제14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하고 현재 성균관대학교 RISE 사업단 교수로 재직 중인 김덕호 교수는 AI 도입이 본격화되는 시기에 HR의 방향성과 역할에 관해 이같이 진단했다. 과거 자동화는 주로 제조 현장의 반복 작업이나 정형화된 사무 업무를 대체했다. 반면 오늘날의 AI(인공지능) 기술은 기획·분석·보고는 물론 채용·평가, 고객 응대, 법무·회계·인사 등 전문 영역까지 빠르게 파고들며 조직 구조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하는 방식 자체가 바뀌는 지금, HR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김덕호 성균관대학교 교수·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사진=김덕호 교수 제공)
◇일의 지도가 바뀐다… AI 시대, 직무 해체와 역할 재편

김 교수는 급변하는 노동시장에서 가장 먼저 체감하게 될 세 가지 변화로 직무 경계의 해체, 성과 기준의 전환, 새로운 불안 집단의 출현을 꼽았다. 그는 직무의 경계가 흐려지며 직무 안에 있는 과업 단위의 변화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기획 업무를 예로 들면, AI는 자료 조사와 초안 작성을 맡고, 사람은 문제 정의와 이해관계 조정, 최종 판단에 더 집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성과와 숙련의 기준도 달라진다. 김 교수는 AI를 활용해 문제를 재구성하고, 결과를 해석하며, 최종 판단을 내리는 능력이 핵심 기준으로 부상하면서 조직 내 평가·보상·승진 체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AI 기술 도입 여부보다 “기술을 도입한 뒤 사람과 직무, 조직의 균형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I 도입으로 기존의 직무와 보상 구조, 경력 경로가 흔들리며 새롭게 불안감을 느끼는 집단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HR은 조직 안에서 일과 사람의 관계를 다시 설계한다는 관점을 가져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AI 도입은 조직 재설계 과정

“AI 도입은 단순한 툴 도입이 아니라 일의 방식, 권한, 책임, 평가, 숙련, 고용 구조를 동시에 바꾸는 조직 재설계 과정으로 봐야 한다. 이 부분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면 구성원들은 AI를 혁신의 도구가 아니라 감시와 대체의 신호로 받아들인다.” 김 교수는 AI 도입 현장에서 가장 흔히 빠지는 함정으로 AI를 기술 프로젝트나 교육 프로그램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을 지목했다.

기업이 AI를 경쟁력 강화와 효율성 제고의 수단으로 바라본다면, 구성원은 자신의 일자리와 공정한 평가·보상의 문제와 연결해 AI를 바라본다. 김 교수는 이 간극을 좁히기 위해 HR이 가장 먼저 갖춰야 할 것이 ‘AI 도입의 영향 진단 체계’라고 말했다. 어떤 업무가 자동화되고, 어떤 업무는 사람의 역량을 증강시키는지, 어떤 직무는 축소되고 어떤 직무는 새로 생기는지를 면밀히 살피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누가 이익을 얻고 누가 손실을 감당하는지, AI 도입 이후 평가와 보상·경력 경로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까지 질문을 던지며 도입을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과정에서 HR은 AI 도입 초기부터 기술 변화가 사람에게 남기는 충격을 해석하고 완충하는 조직 설계자가 되어야 한다. 김 교수는 “HR은 단순히 구성원의 교육을 얼마나 실시했는지보다, 그들이 변화의 방향을 이해하고 있는지, 불안을 말할 수 있는 통로가 있는지, 전환 과정에서 손실을 보는 사람에게 어떤 이동 경로를 제공할 것인지를 더 중요하게 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경력 사다리가 끊기기 전에 HR이 설계해야 할 것

AI가 도입되면서 신입 채용이 축소되어 청년 ‘경력 사다리’가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 교수 역시 기술의 도입으로 인해 청년들이 경험과 숙련을 축적할 기회 자체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기업이 미래 인재 확보 방식을 바꾸어야 하며, 채용 과정에서도 지원자의 학습 민첩성, 협업 능력, 윤리적 판단, 데이터와 현장을 함께 읽는 능력을 중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HR의 직무 설계 방향도 함께 달라져야 한다고 짚었다. “HR은 AI가 할 일과 사람이 할 일을 구분하는 것에서 사람이 더 강화해야 할 일을 구분해 직무를 과업 단위로 재설계해야 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신입이 배울 수 있는 훈련 과정을 의도적으로 설계하는 것까지가 HR의 몫”이라고 말했다. 또한, 인재 재배치 교육 이후 어디로 이동할 수 있는지, 어떤 직무로 전환할 수 있는지, 그 과정에서 임금과 지위는 어떻게 조정되는지까지 함께 그려야 한다고 바라봤다.

관리자의 역할도 변한다. 김 교수는 “AI 시대의 관리자는 직원이 AI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어떤 역량을 새로 쌓아야 하는지, 조직 안에서 축적된 일의 맥락과 현장 감각이 이어지는지를 살피는 학습 설계자가 돼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신뢰를 지키는 일… AI 시대 HR의 본질적인 역할

김 교수는 현재 채용, 평가, 보상, 교육, 배치, 노무관리의 모든 영역이 AI와 연결되는 시대인 만큼, HR은 기술 변화가 조직과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해석하고 그 충격을 경영 전략 안에 반영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봤다. 그는 HR이 경영 전략 조직으로 진화한다는 말이 곧 사람을 효율의 대상으로만 보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라고 밝혔다. 기술 변화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오히려 HR은 조직 안에서 사람의 존엄, 공정성, 신뢰를 지키는 마지막 균형추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기술이 고도화되는 환경에서 HR의 본질은 사람과 조직이 함께 지속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HR은 왜 AI를 도입하는지, 어떤 업무가 바뀌는지, 평가와 보상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에 관해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김 교수는 현장을 가장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실무자와 함께 직무 재설계를 이루어야 하며, 채용·평가·배치·승진·해고 등의 영역에서 “AI가 추천했다”, “알고리즘이 판단했다”는 말로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도 못 박았다. “HR은 기술이 만들어낸 불균형을 읽고, 사람과 조직이 함께 갈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그것이 급변하는 AI 시대 HR의 본질이다.”

김덕호 교수는 오는 7월 1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리는 ‘2026 HR after AI’ 포럼의 연사로 참여한다. ‘AI 기술 도입 이후 사람과 조직의 균형’을 주제로 AI 시대에 HR이 기업과 노동자 간 조율해야 할 것들을 살펴볼 예정이다. 포럼은 오프닝, 런치 세미나, TRACK A, 스페셜 세션, TRACK B 순으로 진행되며 럭키드로우로 마무리된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