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세금 한 푼 안들이고 이란 재건…韓도 참여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17일, 오후 03:01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국이 구상 중인 3000억달러(약 454조원) 규모의 이란 재건 투자 펀드 가운데 절반은 이미 투자 약정이 이뤄졌으며, 투자 약정을 한 기업 가운데 한국 기업도 포함됐다고 로이터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의 전쟁 배상금 요구에 따른 인프라 재건 펀드를 사실상 미국 정부가 아닌 다른 나라들이 분담하는 모양새다.

이란 수도 테헤란 (사진=AFP)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에 담긴 3000억달러 규모의 투자 펀드 ‘이란 재건 개발 기금’ 가운데 1500억달러(226조6000억원)가 넘는 투자 약정이 이미 이뤄졌다. 한국·일본·싱가포르·말레이시아·미국 기업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상당 부분은 걸프 국가에서 출자할 전망이다. 이들 기업의 투자 분야는 에너지·물류·제조·운송 등에 걸쳐 있지만 전체 기업 명단이 공개되지는 않았다.

이란 재건 기금은 민간 투자 수단으로, 미국 정부 자금이나 보조금은 포함되지 않을 예정이다. 미국의 재건 기금 구상은 이란 전쟁 피해 배상금으로 미국에 4000억달러(약 604조원)를 요구한 데 따른 것으로, 대이란 제재 해제 및 이란의 동결자산 해제 협상과 별개다. 배상금이라는 명목으로 이란에 자금을 지원할 경우 미국이 패전국처럼 비치므로 민간 투자 형식을 내세운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JD 밴스 미 부통령은 이날 “미국 납세자의 돈은 한 푼도 이란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재건 기금 용처는 대출 제공, 신용공여 한도 설정, 또는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시설의 복구 자금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 복구 대상에는 모바라케 철강단지와 정유시설, 공항 등 이번 분쟁으로 피해를 입은 각종 사회기반시설(인프라) 전반이 될 전망이다. 미국 입장에선 미국의 혈세를 한 푼도 들이지 않고 대(對) 이란 투자를 비핵화를 위한 당근으로 사용할 수 있다.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40여년 간 사실상 외국인 직접 투자를 유치하지 못한 이란은 이 기금으로 전후 재건에 속도를 낼 수 있으며, 향후 글로벌 자본시장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수도 있다. 이란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천연가스 매장량과 네 번째로 큰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어 개발 가치가 상당하다. 이란 인구는 9200만명으로 젊은 인구구조를 가진 데다 교육 수준이 상당하고 석유화학, 광업, 관광, 농업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잠재력이 있다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이란 개발 기금은 이란 핵과 관련한 최종 합의가 서명된 후에 조성될 전망이다. 향후 MOU 체결 이후 60일간 진행될 핵협상 기간 동안 기금 관리자들이 이란 및 투자자들과 프로젝트의 범위와 세부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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