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 부동산을 자산 증식 수단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물가 상승을 반영한 실질임금이 2025회계연도까지 4년 연속 감소하면서다. 일본 총무성 가계조사에 따르면 29세 이하 2인 이상 가구의 자가 보유율은 2015년 27.3%에서 2025년 40.7%로 크게 상승했다.
도쿄 신주쿠 시내(사진=AFP)
장기간 이어진 초저금리 정책과 건축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이 겹치면서 부동산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도쿄에서는 분양가가 1억엔(약 9억 4000만원)을 넘는 신축 맨션도 흔해졌다.
문제는 대출 규모를 크게 늘린 젊은층의 이자 부담은 금리인상으로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쓰이스미토모트러스트 미래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상환액이 가구 연소득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약 28%에서 2025년 약 35%로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주거비는 소득의 30% 이내가 적정 수준으로 여겨지지만, 연구소 측은 “현재 수준이 결코 부담이 없는 상태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도쿄도 고가네이시에 거주하는 37세 회사원 A씨는 2018년 JR 무사시코가네이역 앞 신축 타워맨션(전용 76㎡)을 약 8000만엔에 구입했다. 부부가 함께 대출을 받는 ‘페어론(공동대출)’을 활용해 전액을 변동금리로 조달했다. 당시 금리는 연 0.625%였다. 하지만 지난해 말 BOJ의 금리 인상으로 현재는 연 1.025%까지 올랐고, 이번 추가 인상으로 더 상승할 전망이다. A씨는 “그동안 금리가 오르지 않아 신경 쓰지 않았는데 앞으로 부담이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은 상승 일변도였던 부동산 시장의 흐름도 바꿔놓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비교 서비스 ‘모게체크’를 운영하는 MFS의 시오자와 다카시 이사는 “예전만큼 돈을 빌리기 어려워지면서 부동산 가격에는 하방 압력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심사금리’다. 금융기관이 대출자의 상환 능력을 평가할 때 적용하는 가상의 금리로,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에 맞춰 상승하고 있다. 한 은행은 지난해 약 3.5%였던 심사금리를 올해 4월부터 5% 가까이 올렸다. 그만큼 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진다는 의미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조사기관 도쿄칸테이에 따르면 올해 2월 도쿄 지요다구·미나토구 등 도심 6개 구의 중고 맨션 매물 평균 가격은 1억 8761만엔으로 37개월 만에 하락했다. 이후 일시적으로 반등했지만 5월에는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매물 재고는 늘고 있으며, 가격을 인하한 매물 비중과 인하 폭도 확대되는 추세다. 주변 지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면서 과거처럼 강한 호가가 통하지 않는 상황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본다. 미즈호종합연구소의 핫토리 나오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준금리 1%는 통과 지점에 불과하다”며 “2028년까지 기준금리가 1.5%,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1.7%, 고정금리는 3.5% 수준까지 오를 것이다”고 전망했다.
예금 금리도 상승하겠지만,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많은 2030대는 연간 17만~19만엔의 추가 부담을 지게 될 것으로 추산했다.
그는 “10년 전만 해도 대출자의 약 60%가 고정금리를 선택했지만, 초완화 정책으로 변동금리에 과도하게 쏠렸다”며 “금융완화 과정에서 누적된 왜곡이 드러나면서 변동금리로 돈을 빌린 젊은 세대가 직접적인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무설계사 하타나카 마사코도 “10년 정도 지나 부동산 가격이 실제로 움직여 봐야 지금의 선택이 옳았는지 판단할 수 있다”며 “젊은 세대는 주택시장과 주식시장이 계속 상승하는 모습만 봐왔다. 집값 하락이나 소득 감소 같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해 충분한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