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8일 충남 서산 대산항 인근에 유조선이 접근하고 있다. 미국·이란 종전 합의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정상화하면 이란산 원유 수출이 재개될 전망이다. (사진=AFP)
합의문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MOU 서명 직후 이란산 원유와 석유화학 제품, 관련 파생상품의 수출을 허용하는 면제 조치를 발급한다. 석유 판매와 연계된 금융·운송·보험 서비스도 면제 대상이다. 지난 4월 미국의 해상 봉쇄로 끊겼던 이란산 원유 수출길이 다시 열리는 것으로, 선박 추적 업체 등에 따르면 이미 일부 유조선은 봉쇄 구역을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미국은 해상 봉쇄도 풀고, 양국은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량을 30일 이내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한국도 미국의 ‘2차 제재’ 탓에 2019년 5월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을 끊었다. 한때 전체 원유 수입량의 13%를 이란산이 차지했던 만큼, 수출이 전면 허용되면 국내 정유사들이 수입 재개를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구상 중인 3000억달러 규모의 이란 재건 투자 펀드 가운데 1500억달러(약 226조6000억원)가 넘는 투자 약정이 이미 이뤄졌다. 한국·일본·싱가포르·말레이시아·미국 기업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재건 기금 구상은 이란이 전쟁 피해 배상금으로 미국에 4000억달러(약 605조원)를 요구했으나 미국이 거절하면서 나온 대안으로, 대이란 제재 완화 및 동결자산 해제 협상과는 별개다. 배상금 명목으로 이란에 자금을 지원하면 미국이 패전국처럼 비칠 수 있어 민간 투자 형식을 내세웠다는 해석이 나온다. 재건 기금 용처로는 대출 제공, 신용공여 한도 설정, 피해 시설 복구 자금의 직접 지원 등이 거론된다.
미국은 해외에 묶여 있는 이란 동결자금이 “완전히 이용 가능하도록” 보장한다는 방침도 초안에 담았으나 해제 시점은 명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오바마 행정부의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를 “막대한 퍼주기”라고 비판하며 2018년 탈퇴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합의 역시 이란에 대규모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면서 공화당 내 강경파와 대이란 매파 진영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종 평화 협정을 체결하면 미국은 대이란 제재 해제를 추진하고, 협정 체결 후 30일 이내 역내 미군 병력 일부를 철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이는 60일간 진행할 최종 협상 결과에 달렸다. 핵협상의 최대 쟁점인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 처리 문제는 이번 양해각서에서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았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MOU 단계에서조차 해석 차이가 드러나고 있어 후속 핵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