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엔화는 이날 도쿄 오전 장에서 달러당 160.62엔 수준에서 거래됐다. 전날 장중에는 160.80엔까지 내리며 2024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사진=AFP)
이번 약세의 직접적인 원인은 연준의 매파적 기조 강화다. 모넥스(Monex Inc.)의 앤드루 해즐릿 외환 트레이더는 “연준 회의가 매파적 정책 전환을 시사했다”며 “이것이 달러 강세를 이끌고 있고, 엔화를 개입이 충분히 가능한 수준에 올려놓았다”고 말했다.
일본은행(BOJ)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인상했으나, 시장의 불안을 가라앉히기에는 충분치 않았다는 평가다. 우치다 신이치 부총재는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환율이 중요하지만 중앙은행의 정책 목표는 아니라고 밝혀 시장의 실망을 샀다. 블룸버그가 설문한 이코노미스트 44명 중 약 90%는 일본은행이 오는 12월 회의까지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버나이트 인덱스 스왑(OIS·초단기 금리 파생상품) 시장은 연말까지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릴 확률을 약 80%로 반영 중이다.
미·이란 분쟁에 따른 고유가도 엔화 약세를 부추기는 구조적 요인이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 입장에서, 달러로 결제되는 원유 수입 비용 부담이 커지면 엔화 매도 압력도 함께 높아지는 구조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관한 잠정 합의에 도달했지만, 엔화 회복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하다는 평가다.
◇사상 최대 개입도 역부족…투기 세력 9년 만에 최대 규모 배팅
일본 당국은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27일까지 11조7300억엔(약 111조3294억원)을 쏟아부으며 사상 최대 규모의 환시장 개입에 나섰다. 재무성 외환보유액 데이터에 따르면 일본은 미국 국채를 포함한 해외 유가증권 보유분을 매각해 이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이런 대규모 개입에도 불구하고 엔화는 다시 약세 압력에 노출된 상황이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최근 “당국은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외환 움직임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재차 경고했다. 낫웨스트 마켓의 브라이언 데인저필드 G10(주요 10개 통화) 외환 전략 책임자는 “시장은 일본 재무성의 잠재적 행동에 대해 높은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말했다.
투기 세력의 엔화 숏 포지션(하락 베팅)은 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불어났다. 개입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저금리 엔화를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재점화됐다는 신호로 읽힌다.
◇‘마지노선’ 161.95엔 돌파 여부 주목
시장의 시선은 달러당 161.95엔이 뚫릴지 여부에 쏠려 있다. 이 선이 뚫릴 경우 엔화는 1986년 12월 이후 약 4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밀려난다. 당국이 추가 개입에 나설지, 아니면 일본은행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시장에 반영될지가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달러·엔 환율 추이. (단위: 달러당 엔, 자료: 블룸버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