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삼전, SK하닉, 스페이스X는 새로운 밈주식”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18일, 오후 06:04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스페이스X가 새로운 밈(meme) 주식으로 부상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통적인 가치 평가 방식이 적용되지 않는 가운데, 기계적인 옵션 매매가 주가를 흔들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 오피니언의 아시아 시장 담당 칼럼리스트 ‘슐리 렌’은 ‘왜 스페이스X, 삼성, 하이닉스는 밈주식이 되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이들 주식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렌이 가장 문제시하는 것은 이들 주식에 대한 가치평가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화성 이주라는 환상적인 꿈을 팔고 있는 스페이스X에 실적을 논하는 것을 무의미하다. 렌은 “팬들은 그저 ‘머스크 프리미엄’에 돈을 지불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가치 평가가 불가능하다는 점은 같다고 지적한다. 사이클 산업의 특성상 사이클 길이와 강도에 대한 인식이 조금만 바뀌어도 적정 주가가 바뀌기 때문이다. 그는 일례로 삼성전자의 주가수익비율(PER)이 2023년 초 26배에서 1년 반 뒤 8배까지 폭락한 사례를 들었다.

문제는 ‘공정 가치’가 존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계적인 프로그램 매매가 시장을 흔든다는 점이다. 이른바 ‘감마 스퀴즈’(Gamma Squeeze) 현상이다. 이는 콜옵션을 대규모로 판매한 기관(시장 조성자)이 주가 상승 시 손실을 막기 위해 주식을 강제로 사들이고, 이 매수세가 다시 주가를 폭등시키는 연쇄 작용을 말한다.

감마 스퀴즈는 2021년 밈주식 열풍을 이끌었던 AMC와 게임스탑 사례로 주목받았다. 당시 개인투자자들이 이들 주식을 대규모로 매수해 주가가 단기간에 급상승했고,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된 대형 헤지펀드들이 추가 주식 매수에 나서면서 감마 스퀴즈가 촉발했다. 그러나 이렇게 올라간 비정상적인 주가 상승은 단기간에 제자리로 회복되는 만큼, 자칫하면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스페이스X와 연계된 옵션 계약 역시 지난 16일 출범 동시에 100만건에 가까운 콜옵션이 거래됐으며 그 중 상당수가 이틀 뒤인 18일 만기였다. 렌은 이 과정에서 감마 스퀴즈가 발생했다고 봤다. 스페이스X의 유동주식 비율이 7.5%에 불과한 상황(아마존은 91.8%)에서 숏에 베팅한 시장조성자는 주식을 사야 하고 이것이 스페이스X의 폭등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레버리지 개별주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되면서 콜옵션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렌은 SK하이닉스의 하루 주식 거래량 가운데 60~70%가 투자 판단에 따른 것이 아닌 파생상품과 연계된 기계적·자동 매매에서 나온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같은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같이 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들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넘어서는 상황에서 그 리스크는 시장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총은 MSCI 지수의 약 15%를 차지하며 스페이스X는 7월 초 우량주 중심의 나스닥 100 지수에 편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렌은 이같은 상황을 경계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숏베팅을 하는 것 역시 현명하지는 않다고도 조언했다. 이번 밈 트레이딩 물결은 과거 게임스탑과 AMC와 다르게 전문가들에 의해 지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이같은 밈주식 열풍이 언제 꺼질지 예측하기 어렵게 하며, 숏베팅에 대한 비용을 크게 늘린다. 영화 ‘빅쇼트’로 유명한 투자자 마이클 버리는 3조 달러에 달하는 스페이스X의 시총에 의문을 제시하면서도 이에 베팅하는 비용이 너무 비싸다며 스페이스X에 대한 포지션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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