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무부, 이란 최고지도자 자금줄 추적…월가 은행 연루 조사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18일, 오후 09:46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미국 법무부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며 미국 월가 은행들의 연루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 지도부의 해외 자금망을 겨냥한 경제 압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최근 하메네이의 돈세탁 및 부패 의혹을 조사하면서 JP모건체이스와 시티그룹 등 미국 대형 은행들이 관련 자금 흐름에 관여했는지 여부를 정밀 검토하고 있다.

이란 시민들이 지난 4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에서 시아파 명절 ‘가디르 이드’를 맞아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지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AFP)
미 법무부는 하메네이가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기업들 사이에서 대규모 자금이 오가는 과정에 월가 은행들이 연루됐을 가능성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들은 미국 은행뿐 아니라 유럽과 중동의 일부 은행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는 이란 최고지도자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동시에 미국 금융기관들의 고객 실사 과정에 제도적 공백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한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블룸버그는 법무부의 조사 개시가 반드시 정식 기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미 법무부는 하메네이가 사실상 주도하는 유령회사가 호텔 등 해외 부동산을 매입하고 대금을 지급한 정황도 살펴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알리 안사리’라는 금융업자의 이름으로 수년간 자금을 운용해왔으며, 안사리가 운영하는 페이퍼컴퍼니는 힐튼 월드와이드 홀딩스가 운영하는 곳을 포함해 유럽 전역의 5성급 호텔과 고급 주택 등을 잇달아 매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자금 흐름은 미국이 이란에 광범위한 금융 제재를 적용하고, 이란 기업 및 주요 인사와의 금융 거래를 완전히 차단한 상황에서 포착됐다. 이란이 미국 제재를 우회해 별도의 금융 거래망을 구축하고 해외로 자금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특히 이번 조사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란을 경제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이른바 ‘경제적 분노’ 작전과 같은 시기에 진행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에 따라 미 법무부가 이란 최고지도자의 자금 흐름을 추적해 협상 과정에서 압박 카드로 활용하려 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타결된 현시점에서는 법무부 조사가 외교적으로 민감한 사안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소식통들은 블룸버그에 “미국과 이란이 잠정적인 평화 협정에 가까워질수록 법무부의 조사는 외교적으로 더 민감해졌다”고 말했다.

미 법무부는 블룸버그의 확인 요청에 답변을 거부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