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합의 얼굴마담 된 밴스…득될까 독될까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19일, 오전 11:28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국 차기 대권주자인 JD 밴스 부통령이 미·이란 종전 합의의 얼굴로 떠올랐다. 해외 군사개입에 반대해 정치적 입지를 키워온 밴스 부통령이 핵 협상 전면에 나서면서 차기 대권 가도에 중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 (사진=AFP)
밴스 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이번 잠정 합의를 “미국 국민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은 모든 카드를 쥐고 있다”며 “이란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혜택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으로 유가와 휘발유 가격이 하락한 점도 성과로 내세웠다. 애초 이란 전쟁을 반대해왔던 그가 미국의 전쟁 성과를 옹호해야 하는 입장이 된 것이다.

하지만 공화당에서조차 이란에 경제적 숨통을 틔워주면서 핵·미사일 위협은 제대로 막지 못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양해각서(MOU)에는 이란산 원유 제재 완화, 동결자산 해제, 3000억달러 규모 재건기금 조성 지원 등이 담긴 반면 이란의 우라늄 농축 제한, 고농축 우라늄 처리 방안,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통제는 명시되지 않았다.

구체적인 핵 폐기 방안을 후속 협상에서 논의해야 하지만 난항이 예상된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협상 지렛대를 휘두를 경우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미국 내 물가 부담도 커질 공산이 크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와 밴스 부통령으로서는 운신의 폭이 크지 않다. 밴스 부통령은 비판을 의식한 듯 “MOU, 신사협정, 최종 합의 등 여러 표현이 나오지만 중요한 것은 검증”이라며 “말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실제 이행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화당에선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비판하기보다 참모진을 겨냥한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상원 군사위원장인 로저 위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힘을 통한 평화를 추구해 왔다. 이번 협상에 관여한 인사들이 그 목표를 훼손하고 있지 않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도 “당신을 죽이려는 신정체제 광신도들에게 수십억 달러를 쥐여주는 것은 역사적으로 매우 나쁜 아이디어였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제대로 된 조언을 받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난했다.

이런 상황에서 밴스 부통령이 미국 측 최고위급 협상 책임자로 나서면서 정치적 부담이 커졌다. 미국에 유리한 합의를 도출할 경우 밴스 부통령은 반전 노선을 외교 성과로 연결한 차기 주자로 대권 가도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물가 안정과 확전 차단도 단기 성과로 내세울 수 있다.

반대로 협상이 결렬돼 미국이 다시 전쟁에 휘말리거나 이란이 핵·미사일 문제에서 양보하지 않을 경우 책임론은 밴스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가 성공하면 내가 공을 가져갈 것이고, 실패하면 밴스를 탓할 것”이라는 뼈있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폭스뉴스 진행자 브라이언 킬미드도 “이것은 대통령의 합의가 아니라 밴스의 합의”라며 “그가 이 분쟁을 끝낼 적임자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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