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일단 무료"…이란, 추후 수수료 가능성 시사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20일, 오전 10:48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이란이 미국과 맺은 종전 양해각서(MOU)를 근거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향후 ‘보험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해운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뉴스1)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 해운업계 임원들 사이에서 돌고 있는 페르시아만해협청(PGSA) 명의 문건에 모든 선박이 PGSA가 승인한 유효한 보험증권을 보유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보도했다. PGSA는 이란 정부가 지난달 새로 만든 정부기구다.

이 문건에 따르면 해당 보험은 당분간 무료로 제공되지만, PGSA는 장래에 보험 수수료를 도입할 권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수수료는 해당 보험사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즉 일단 당분간은 통항이 무료이지만, 나중에는 ‘보험 수수료’ 명목의 비용 징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PGSA는 이 과정에서 ‘보험 수수료’(insurance fees)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것이 일반적으로 쓰이는 ‘보험료’(insurance premiums)와 동일한 의미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FT는 짚었다.

호르무즈 해협은 지난 2월 28일 이란 전쟁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전 세계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지나던 핵심 해상 통로였다. 미국과 이란 간 임시 합의인 이슬라마바드 MOU에 따라 이란은 향후 60일 동안 해협 통항을 전쟁 전 수준으로 회복시키고 이용료를 부과하지 않기로 한 상태다. 그럼에도 해운업계에서는 이란이 ‘수수료’, ‘보험 수수료’, ‘보험료’ 등 다양한 명목을 동원해 사실상 통항료를 징수하려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PGSA는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발표한 18일자 공지문에서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원하는 선박은 해협 도착 최소 48시간 전에 PGSA 공식 웹사이트나 이메일로 통항 신청을 제출해야 신속한 승인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한 바 있다. PGSA는 이슬라마바드 MOU에 따른 60일 기간 동안에는 보안·안전·환경 서비스 비용과 이와 관련된 이란 보험 비용을 면제한다고 밝혔다. 다만 선박들은 안전 항행과 기뢰 위험 구역 회피를 위해 PGSA와 지정 항로 및 통항 시각을 조율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한 이란 당국자는 FT에 양해각서 문구가 명확하다며, 양해각서가 발효된 날부터 60일 동안은 선박 통항에 어떠한 요금도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 기간이 끝난 뒤에는 이란과 오만이 주변국들과 협의해 통항 허용 방식을 새로 정하게 될 것이며, 여기에는 서비스 제공 및 안전 통항과 관련한 수수료가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해협 서쪽에 영해를 둔 오만은 과거 통행료를 징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관련 상황을 보고받은 한 인사는 오만이 환경 영향 완화와 도선·보안을 포함한 강화된 항행 관리 서비스의 비용 명목으로 ‘합법적 부과금’을 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가 합의되고 공식 선언됐음에도 현지 긴장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FT는 이란이 19일 해협 내 선박들을 향해 경고사격을 했다고 전했다. 이란 측은 선박들에 보낸 무선 방송을 통해 이스라엘의 레바논 철수, 해상 봉쇄의 완전한 해제, 미국 테러리스트 병력의 철수가 이란과 미국 간 합의의 핵심 조건이라며, 이 조건들이 충족될 때까지 호르무즈 해협은 폐쇄된 상태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든 선박이 자국의 안전과 보안을 위해 호르무즈 해협 접근을 피하라는 지시를 받고 있으며, 이 명령을 무시하는 선박은 표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앞서 전쟁이 진행되던 기간에 테헤란은 해협 통항의 대가로 선박당 200만달러(약 30억6천만원)를 암호화폐로 받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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