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MSCI ESG 평가서 최하위 등급…"러시아 수준" 굴욕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22일, 오전 08:15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글로벌 지수 산정업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로부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부여받았다.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에 러시아가 받았던 것과 같은 수준이다.

(사진=AFP)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MSCI는 지난 11일 스페이스X에 ‘CCC’ 등급을 매겼다. 이는 기업공개(IPO)를 하루 앞두고 나온 평가다. 위성통신 사업 스타링크와 우주 사업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를 아우르며 사상 최대인 750억달러(약 115조원) 규모로 상장한 것과 대비되는 등급이다. MSCI는 스페이스X가 “높은 리스크 노출과 중대한 ESG 리스크 관리 실패로 동종업계에 뒤처져 있다”고 진단했다.

MSCI의 ESG 평가는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3개 부문을 10개 세부 주제로 나눠 기업의 산업별 위험 노출도와 관리 수준을 평가한 뒤 AAA부터 CCC까지 7단계로 등급을 매긴다. FT는 CCC 등급은 MSCI ESG 국가 평가 척도에서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정부에 부여된 등급과 동일하다고 부연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MSCI ‘논란’(controversies) 항목에서 10점 만점에 1점을 받으며 ‘오렌지 플래그’를 부여받았다. 이 점수는 진행 중인 매우 심각한 논란에 간접적으로 연루됐거나, 진행 중인 심각한 논란에 직접 연루된 것으로 판단되는 기업에만 매겨진다.

가장 낮은 0점과 ‘레드 플래그’는 “진행 중인 하나 이상의 매우 심각한 논란에 직접 연루된” 기업에만 부여된다. 폭스바겐은 2022년 중국 신장 지역 강제노동 의혹으로, BHP는 마리아나 댐 붕괴 참사 연루로 각각 레드 플래그를 받았다가 이후 등급이 상향됐다.

스페이스X는 MSCI 지배구조 지표 평가에서도 10점 만점에 3.2점에 그쳤다. 이 평가는 완벽한 10점에서 출발해 기업 지배구조 결함이 발견될 때마다 점수를 깎는 방식이다.

프레데릭 뒤쿨롱비에 에드헥 경영대학원 기후연구소 프로그램 디렉터는 “부실한 논란 평가, 매우 부실한 지배구조 평가, 낮은 전반적 ESG 등급은 누구에게도 놀랄 일이 아니다”라며 “공개시장 투자자들에게 이는 지배구조 공포물에 매우 가깝다”고 말했다.

주요 지수 산정업체의 ESG 평가는 과거에도 머스크의 분노를 산 바 있다. 2022년 인종차별 주장과 저탄소 전략에 대한 세부 정보 부족 등을 이유로 테슬라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ESG 지수’에서 제외되자, 머스크는 ESG를 두고 “가짜 사회정의 전사들이 무기화한 사기”라고 비난했다.

다만 스페이스X의 경우 IPO를 신청한 이후 지배구조 자체가 도마에 올랐다. 상장 이후 주가가 급등했음에도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는 지배구조 기준을 둘러싼 우려가 이어졌다. 주식 구조와 주주 권리 제한, 내부자에 집중된 지배력, 잠재적 이해상충, 이사회 독립성 및 보수 감독 결여 등이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유럽 자산운용사들은 스페이스X가 유럽의 핵심 지속가능성 공시 규정을 충족하는지를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규정을 충족하지 못하면 6조5000억유로(약 1경1425조원) 이상을 운용하는 펀드의 스페이스X 투자 접근이 제한될 수 있다.

뒤쿨롱비에 디렉터는 “진지한 ESG 데이터 제공업체나 자체 ESG 심사를 적용하는 펀드라면 스페이스X의 중대한 지배구조 우려를 식별하지 못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MSCI는 세계 최대 지수 산정업체 중 하나로 그 벤치마크는 17조달러(약 2경6061조원) 이상의 자산을 뒷받침한다. 상장기업의 지속가능성·지배구조·기후 평가를 제공하며, 지속가능성·기후 중심 주가지수에 연동된 자산만 1조2700억달러(약 1947조원)에 달한다.

MSCI는 패스트트랙 절차를 적용해 스페이스X를 주요 지수에 편입했다. FTSE러셀과 나스닥도 최근 초대형 IPO에 대한 패스트트랙 규정을 도입해 스페이스X의 조기 편입을 허용했다. 반면 S&P 다우존스 인덱스는 지수 편입 일정 변경을 거부해 아직 스페이스X를 추가하지 않았다.

스페이스X와 MSCI는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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