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뿐인 브렉시트 10년…英총리 6번째 중도 하차(종합)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22일, 오후 09:51

[이데일리 김겨레 성주원 기자]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22일(현지시간) 취임 2년 만에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후임 총리로는 앤디 버넘 그레이트 맨체스터 시장이 유력하다.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 이후 10년 만에 7번째 총리를 맞게 된 영국 정치권이 격랑에 휩싸일 전망이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실 앞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사진=AF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는 이날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실 앞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사임할 것이다”며 “누가 후임이 되든 전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년 7월 총선에서 노동당을 승리를 이끈 뒤 총리로 취임한 지 약 2년 만이다. 스타머 총리는 경기 침체와 이민 정책, 복지 개혁 논란, 재정 압박 등으로 비판을 받다 지난달 지방선거에서 노동당이 패배하자 지지율이 급락했다.

스타머 총리는 노동당 전국집행위원회(NEC)에 다음 달 9일부터 당 대표 후보 등록 절차를 시작해 여름 휴회 전까지 경선 일정을 진행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기 총리를 맡을 노동당 새 대표는 9월 의회 개회 전 선출할 예정이다.

스타머 총리의 사임으로 영국은 2016년 6월 23일 브렉시트 결정 10년 만에 7번째 총리를 맞게 됐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 총리 6명은 모두 5년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후임 총리는 최근 보궐선거로 하원에 입성한 앤디 버넘 그레이터맨체스터 시장이 유력하다. 케임브리지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버넘 시장은 노동당 내 대표적인 정치 엘리트로, 노동당 내 온건 좌파 당원들 지지를 받고 있다.

브렉시트 이후 정치·경제적 타격이 10년간 누적되면서 영국에선 EU 재가입 여론도 확산하고 있다. 유럽 싱크탱크 유럽외교관계위원회(ECFR)가 지난달 영국인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영국 유권자의 57%가 브렉시트를 ‘잘못된 결정’으로 평가했다. 정당 지지 성향과 관계없이 최대 3분의 2에 달하는 유권자가 자국이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버넘 시장도 “장기적으로는 EU 재가입이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언급하는 등 브렉시트를 비판해왔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전미경제연구소(NBER)에 따르면 브렉시트로 영국 국내총생산(GDP)은 6~8%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브렉시트 결정 직전 1.50달러 안팎이었던 파운드화 가치는 현재 1.32달러 수준으로 10% 이상 떨어졌으며 국민투표 이후 6년간 기업 투자도 사실상 정체됐다. 브렉시트의 핵심 명분이었던 이민 통제도 역효과를 낳았다. 연간 순유입 인구는 2016년 32만 1000명에서 2023년 90만 6000명으로 약 2.8배 급증했다. ECFR 조사에서도 56%가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이민 정책이 실패했다고 답했다. 마크 레너드 ECFR 소장은 “10년이 지난 지금, 영국인들은 EU 밖에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기대가 실현되지 않고 있다”며 “브렉시트가 유권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문제를 해결할 영국의 능력을 저해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지난 20일에는 런던 도심에서 EU 재가입을 촉구하는 거리 행진이 벌어졌다. 경찰 추산 약 1500명이 EU 깃발과 ‘재가입’ 팻말을 들고 런던 템플역에서 웨스트민스터 의회 광장까지 행진했다. ECFR이 EU 15개국을 대상으로 별도 실시한 조사에서도 영국의 EU 복귀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3분의 2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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