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의료·교육도 개방한다…중국, 해외 자본 유입책 발표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23일, 오전 11:43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저금리·강위안을 바탕으로 외국인 투자 유치에 나서는 중국이 금융·의료 서비스 측면에서 추가 개방에 나선다. 외국 금융업체가 펀드 투자 자문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되고 외국 기업의 의약품 소매 판매 진입이 쉬워지며 외국인 소유 병원 개방도 확대된다.

중국 동부 산둥성 칭다오항 해외 무역 컨테이너 터미널에 화물선이 정박해있다. (사진=AFP)
23일 중국 상무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재정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전날 이러한 내용의 ‘외국인 투자 활용을 위한 안정화 및 최적화 촉진 행동 계획에 관한 공지’를 발표했다.

이번 공지는 중국이 지속 추진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개방 조치가 포함됐다. 현재 중국은 제조업에 대해 외국인 투자 접근 제한을 폐지했는데 이번엔 금융·교육·의료 등 서비스 분야에 초점을 뒀다.

행동 계획은 시장 접근성 확대, 외국인 투자 편의성 향상, 투자 촉진 수준 향상, 외국인 투자 서비스 및 보증 시스템 개선, 외국인 투자 관리 최적화 등 15가지 조치를 제안했다.

우선 외국인이 직업 기술 훈련 기관, 직업대(한국의 전문대), 일반 대학 과학·공학·농업·의학 분야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시범 사업을 꾸준히 확대한다.

금융 서비스 부문의 개방성을 높이기 위해선 규제 협력과 리스크 통제 개선이라는 전제 하에 더 많은 외국 기관이 정부 채권 선물을 포함한 위험 관리 도구를 활용해 금융 위험 관리를 강화하도록 지원한다. 외국 기관이 합법적으로 펀드 투자 자문 업무를 수행할 수도 있게 된다.

또 해외 의약품 마케팅 허가 보유자가 의약품의 분할 생산을 수행토록 지원하고 외국인 소유 병원 부문의 개방 시범 분야를 확대한다. 현재 외국인이 자본을 전부 소유한 영리 병원은 일부 지역에서만 운행 중인데 이를 넓힌다는 것이다.

보험사들이 보험에 더 많은 혁신 의약품·의료기기를 포함하도록 지원하고 고품질 혁신 의약품과 의료기기의 중국 시장 진출을 지속 장려한다. 외국인 투자 기업이 생산한 의약품이 소매 채널에 진입할 수 있도록 산업 협력 플랫폼도 구축한다.

편의성 향상 측면에선 외국인 투자자의 중국 기업 인수에 관한 규정 개정·도입을 가속화하고 합병 관리 절차와 지급 요건을 최적화한다. 자격을 갖춘 외국 주식 투자 기관은 비관련 산업 상장사의 증권 발행에 참여토록 했다.

해외 투자자가 이익 분배에 직접 투자하도록 세금 인센티브를 도입하고 서비스 보증 범위도 확대된다. 외국인 투자 연구개발 센터 지원 정책을 개선하고 고급 외국인 인재 유입을 촉진할 계획이다.

법률·규정이 명확히 규정하거나 국가 안보 관련 정책이 없다는 전제 아래 다양한 분야에서 수립된 기업 관련 지원 정책은 외국인 투자 기업에도 동등하게 적용된다. 소비 촉진 정책에서 외국인 기업이나 브랜드를 배제해서도 안된다.

중국이 재차 외국인 투자 유치 촉진 방안을 내놓은 이유는 최근 해외 자금의 중국 유입과 위안화 국제화 등 정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전년동기대비 8.6% 줄어 1~4월(-10.3%)보다 감소폭을 줄였다. 특히 최근엔 저금리와 위안화 강세에 맞물려 중국에서 외국인이 위안화로 발행하는 일명 ‘판다 채권’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외국인 투자가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편이어서 향후 경제 성장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제14차 5개년 계획(2021~2025) 기간 외국인 투자 기업이 기여한 세수는 연간 약 2조5000억위안으로 전체 세수 약 7분의 1 수준에 달한다.

후치무 화차오대 해양실크로드연구소 교수는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와 인터뷰에서 “중국의 외국인 투자 기업들은 과세, 고용, 산업 가치 사슬 참여에서 중요한 역할을 유지했다”면서 “이번 행동 계획은 중국이 높은 수준의 개방과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비즈니스 환경 개선 의지를 표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지난 22일 중국 국무원 정보실에서 외국인 투자 촉진 관련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중국 국무원)
다만 중국의 개방 의지와는 별개로 국가안보를 중심으로 한 규제는 강화하는 추세다.

중국 국무원은 이달부터 ‘대외 투자에 관한 규정’을 시행했다. 해당 규정엔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데이터 등 국가가 금지·제한한 상품·기술·서비스의 해외 이전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실제 중국에서 설립한 AI 기업 마누스는 페이스북 운영사인 메타가 인수를 추진했으나 중국 정부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해외 기업들의 중국 투자가 사실상 제한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외국인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질진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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