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열차 좌석, 누워서 간다…중국판 ‘비즈니스클래스’ 타보니[중국나라]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23일, 오후 01:02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허베이성 성도인 스자좡에서 베이징으로 돌아오는 열차표를 예매했다. 주말인 탓에 대부분 표가 매진돼 어쩔 수 없이 501위안(약 11만3500원)짜리 ‘상무석’(중국어로 샹우줘)을 예매했다. 직역하면 ‘비즈니스 클래스’ 즉 비즈니스석인데 2등석(한국의 일반석) 가격(160위안)보다는 3배 이상 비쌌다.

중국 스자좡역에서 베이징서역으로 이동하는 고속열차 내부 상무석이 마련돼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스자좡역에 들어서 곧장 상무석 예매 고객만 이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라운지로 이동했다. 일반 공항의 비즈니스 라운지 수준은 아니지만 편하게 쉴 수 있는 좌석·테이블과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도록 음료수, 간식거리 등이 준비됐다.

라운지의 직원이 다가와 열차 시간을 확인하더니 직접 고객을 에스코트해 개찰구를 지나 열차 옆까지 직접 안내했다. 중국 열차는 개찰구 입장 시 일일이 신분증(외국인은 여권)을 확인해야 하는데 상무석의 경우 일반 고객보다 먼저 입장이 가능하다.

객실은 열차 한 칸당 총 18개의 좌석이 배치됐다. 2등석이 85석인 점을 감안하면 약 5분의 1 수준이다. 좌석은 비행기 퍼스트 클래스(일등석)과 비슷한 수준이다. 각자 독립적인 좌석은 180도까지 펴지는 리클라이너 기능을 갖췄다. 좌석 옆에는 잡지들과 차내에서 신을 수 있는 슬리퍼가 비치됐다. 승무원은 각각 좌석을 돌며 원하는 음료를 제공했다.

스자좡역에서 베이징서역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1시간 30분으로 안락함을 느끼기도 전에 열차에서 내렸다. 일반 좌석보다 가격이 비쌌지만 한 번쯤 편하게 이동하고 싶다면 다시 이용할 수 있단 생각이 들었다.
중국 스자좡역 비즈니스 라운지 안에 음료와 다과 등이 비치돼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고속열차 상무석에 타면 제공되는 기본 먹거리. 대부분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과자 종류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한국의 고속열차는 한줄에 좌석이 4개인 일반석, 3개인 특실로 나뉘지만 중국은 2등석이 한줄에 5개 좌석이 있다. 대신 중앙 통로를 좁혀 좌석이 크게 좁단 생각은 들지 않는다. 가격을 좀 더 보태면 한줄에 4개 좌석인 1등석, 더 많이 낸다면 상무석을 이용할 수 있다.

베이징에서 고속열차로 4시간 32분 걸리는 상하이역 고속열차를 살펴보면 금요일 오후 2시 열차가 2등석은 661위안(약 14만9800원), 1등석 1058위안(약 23만9700원), 상무석 2315위안(약 52만4500원)이다. 상무석을 타고 베이징~상하이를 왕복으로 다녀오면 100만원 가량의 돈이 들어가는 만큼 평범한 직장인이나 학생은 이용이 쉽지 않다.

다만 항공사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일등석과 비즈니스석을 배치하는 것처럼 중국 또한 열차에 비싼 가격의 좌석을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석 한 칸을 다 채우기보다 상무석 고객을 유치하는 게 더 수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국가 균형 발전과 경제 활성화 등을 이유로 전국에 고속철도망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의 국영철도운영사에 따르면 2025년 중국 전체 철도망은 16만5000km에 달하며 이중 고속철도망은 5만400km다. 이는 전국 고속철도 영업거리 70%에 달하는 수준이다. 2030년까진 철도망 18만km, 고속철도망 6만km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중국 고속철도가 절대 양 측면에서 확대되는 가운데 이제는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2월엔 일부 열차에만 적용되던 ‘무음객실’ 서비스를 8000편 이상으로 확대했다. 이용객이 ‘무음’으로 표시된 객실을 선택할 수 있으며 이곳에선 전자기기 음 소거 또는 진동 모드 설정, 객실 밖에서 통화·대화, 영상 시청시 이어폰 사용 등을 지키도록 한다.

4월부턴 시범 시버스로 운영하던 반려견 동반 서비스도 공식 확대 개편했다. 고객이 반려견과 함께 열차에 탑승할 수도 있고 별도로 객실과 분리된 전용 화물칸에 반려견을 둘 수 있는 반려견 단독 탑승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러한 서비스 모두 열차 운영 품질을 높여 고객 만족도를 제고하기 위한 정책으로 보인다.
중국 동부 장쑤성 난징의 기차역에 고속열차들이 운행 대기 중이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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