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전문가들은 군사규제 완화만으로 개발사업이 곧바로 본격화되기는 어렵다고 보고있다. 관광·레저 산업과 일부 물류시설은 수혜가 예상될 수 있지만 대규모 산업단지나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데이터센터는 전력·통신망, 수도권 규제, 환경규제 등 넘어야 할 산이 여전히 많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민통선 북상과 제한보호구역 해제·완화를 추진하면서 개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경기 북부 접경지역 일대 모습.(사진=연합뉴스)
제한보호구역 해제는 단순히 출입 제한이 완화되는 것을 넘어 개발 과정에서의 행정적 불확실성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평가다. 그동안 접경지역에서는 건축물 신축이나 증·개축 시 군 협의가 필수여서 사업 일정이 수개월에서 수년씩 지연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군사시설보호구역이 축소되면 토지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개발사업 추진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부동산 개발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규제가 완화된 일대 토지 가치 재평가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규제 완화 효과가 모든 지역에 동일하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직접적인 수혜는 접경지역보다 교통망과 배후 수요를 갖춘 김포·파주 등 경기 서북부 지역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민통선 북상과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는 경기 북부 접경지역의 토지 가치 재평가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건축물 신축 때 거쳐야 했던 군 협의 부담이 줄어들면 개발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상업용부동산 개발 기업인 알스퀘어의 이상준 이사는 “직접적인 접경지역 수혜는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며 “오히려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지역 자체보다 김포, 고양 등 인프라가 갖춰진 경기 북부 주변 배후지역의 가치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민통선 북상에 따른 규제 완화로 가능성이 거론되는 개발 유형 가운데서는 산업단지나 데이터센터보다 관광·레저 시설과 물류시설이 상대적으로 유망하다는 분석이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위원은 “가장 유리한 분야는 관광·레저 산업이고, 다음은 물류센터가 될 것”이라며 “특히 관광이나 물류는 연천이나 철원보다 인프라가 구축된 김포와 파주가 유망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포 북부와 파주는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서울~문산고속도로 등 교통 연계성이 좋아 물류 수요를 흡수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물류센터와 관광개발은 비교적 진출에 유리한 분야”라며 “통제보호구역이 제한보호구역으로 바뀌면 창고나 제조시설 진입이 수월해지고, 민통선 북상으로 DMZ·생태관광 등 접경지역 관광자원 활용 범위도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천·철원 등은 수도권 핵심 소비지와 거리가 있어 광역 물류 거점보다는 지역 거점형 창고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AI 확산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데이터센터의 경우 접경지역 개발 수혜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이 지역 전력망과 통신 인프라 부족은 물론 안보 리스크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김포, 파주 등은 서울 접근성이 좋아 수도권 데이터센터 수요를 흡수할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도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전력과 초고압 송전선로, 광케이블망 확보가 필수적이어서 한전의 전력 공급 확약과 변전소 신설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데이터센터는 보안이 생명인데 접경지역에 입지할 경우 투자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국가기간시설 성격을 고려하면 접경지역 입지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군사규제가 풀리더라도 다른 규제가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 등이 부동산 개발의 한계로 꼽힌다. 경기 북부 접경지역은 군사시설보호구역 외에도 수도권정비계획법, 개발제한구역, 농지·산지 규제, 환경규제 등이 중첩된 곳이 많다. 특히 대규모 산업단지나 제조시설은 공장총량제와 인허가 절차, 전력·도로·용수 등 기반시설 확보가 관건이다.
심 위원은 “개발업계 입장에서 더 큰 걸림돌은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상위 규제가 여전하다며 ”접경지역은 생태 보전 가치도 높아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도 ”상수원보호구역 등 자연환경 규제가 심해 실제 개발이 얼마나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민통선 북상 자체만으로 당장 토지 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심 위원은 ”일대 토지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매물이 회수되고 호가가 오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실제 개발계획이 뒤따라야 거래가 지속될 것“이라며 ”도로변 토지는 수혜를 볼 수 있지만 맹지나 단순히 민통선 해제만 된 토지는 개발이 어려워 되팔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