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대출서 존재감 커지는 亞은행…산업은행도 참전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24일, 오전 09:48

일본은행에 일장기가 걸려있다. (사진=AFP)
일본은행에 일장기가 걸려있다. (사진=AFP)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일본 기업대출에서 한국, 대만, 중국 등 외국계 은행들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커지는 기업금융 수요에 일본 금리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 등으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4일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G)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6년 3월기(회계연도) 협조융자(신디케이트론) 조성액은 35조엔으로 전기 대비 18% 늘었다고 밝혔다. 데이터가 작성된 2016년 3월기와 비교하면 가장 많은 규모로, 10년간 44% 늘었다. 1건당 평균액도 188억엔으로 전년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데이터센터나 반도체같은 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엔저로 인한 건설비·자재가격 상승이 조달금액을 부풀렸다고 한다.

협조융자에 참여하는 은행을 살펴보면 미즈호파이낸셜그룹, 미쓰비시UF파이낸셜그룹, 미쓰이스미토모파이낸셜그룹 등 3대 메가뱅크가 79%로 여전히 높다. 그러나 그 비중과 관련해서는 변화가 엿보인다.

지방은행의 비중이 줄어들고 그 빈자리를 한국, 대만, 중국 등 외국계 은행이 메웠다. 일본기업 대상 협조융자 조성액에서 외국계 은행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2010년대 후반 이후 5% 안팎에서 움직여 왔으나, 2026년 3월기에 처음으로 약 10%에 달했다.

외국계 은행은 협조융자뿐 아니라 단독으로도 일본 기업에 융자하고 있다. 일본은행(BOJ)에 따르면 외국계 은행의 대출 잔액(평잔)은 2026년 3월기에 전년 대비 27% 늘어난 6조 2400억 엔으로, 2016년 3월기 대비 3.4배에 달했다.

닛케이는 그 원인을 네 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기준금리의 추가적인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지역기업들의 선제적인 자금 수요가 높아지는 시점이다. 이에 따라 기존 협조융자에 참여하던 지방은행으로서는 역외로 장기자금을 돌릴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고정금리 기간을 10년에서 5~7년으로 단축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기업의 M&A가 대형화하면서 융자수요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일본 금리의 상승으로 오히려 외국계 기업에게는 수익성이 좋아졌다는 것도 원인이다. 기업의 해외투자 확대로 달러 등 외화를 조달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 역시 외국계 기업에게는 좋은 환경이 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대만세력이다. 2025년에 정부계인 합작금고은행(合作金庫銀行)이, 2026년에는 타이베이푸본은행(台北富邦銀行)이 도쿄 지점을 개설하면서, 일본에 거점을 둔 대만 은행은 10개사에 달했다. 대만 TSMC의 구마모토 진출을 계기로, 일본에 진출하는 대만 기업이나 일본-대만 간 비즈니스를 지원하고 공장 건설·운전자금 같은 자금 수요를 끌어들이는 것을 노린다.

중국 교통은행이나 한국산업은행 등도 일본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일본에서의 영업 이력을 살려, 앞날이 불투명한 중국이나 주변 지역에서 대출처를 분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가뱅크도 자신이 주간사를 맡는 안건에 외국계 은행을 끌어들이고 있다. 미즈호은행은 타이베이 지점 등 해외 거점과의 정보 공유를 강화하고, 협조융자 자료를 영어와 중국어로도 준비해 외국계 은행이 참여하기 쉬운 체제를 갖췄다. 와타나베 슈지 미즈호은행 신디케이션부장은 “당행이 조성하는 안건에서는 2023년 하반기 이후 아시아 세력을 중심으로 참여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도 외국계 은행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다. 일본은행이 조정역을 맡는 외화 표시 협조융자에서는 국내 지점이 없는 외국계 은행도 참여하도록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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