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또 폭염에 몸살…온난화 속도 세계 평균보다 두 배 빨라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25일, 오후 03:00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유럽 전역이 기록적인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프랑스를 비롯한 10여 개국에 폭염 경보가 내려졌고, 일부 지역에서는 기온이 40도를 넘어서며 정전 등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유럽 지역은 세계 평균보다 두 배더 빠르게 기온이 상승하고 있는데, 북극 해빙 감소, 적설량 감소, 제트기류 변화 등 지역적 특성이 온난화를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아이들이 더위를 식히기 위해 분수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다.(사진=AFP)
2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아이들이 더위를 식히기 위해 분수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다.(사진=AFP)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프랑스, 영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헝가리, 폴란드 등 유럽 전역 17개 국가는 이날 고단계 폭염 경보를 발령했다.

프랑스 기상청은 25일까지 기온이 예외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일부 지역은 섭씨 40도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례적인 폭염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날 약 6만 8000가구가 정전 상태를 겪기도 했다. 전날 전국 평균기온은 섭씨 29.8도를 기록해 역대 6월 최고 기록을 경신했으며, 더위를 피해 강에 뛰어든 40명이 익사했다고 프랑스 당국은 밝혔다.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기상청도 이번 주 후반 폭염이 절정에 이르러 최고 기온이 40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한 상태다.

이번 폭염은 유럽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는 대륙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시켰다. NYT는 유럽연합(EU) 기후감시기구 코페르니쿠스의 연구를 인용해 유럽의 평균 기온은 1990년대 중반 이후 10년마다 약 섭씨 0.56도씩 상승했으며, 이는 같은 기간 전 세계 평균 기온 상승 속도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기후변화의 근본 원인은 화석연료 사용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다. 여기에 더해 유럽은 북극 해빙 감소 영향을 추가로 받고 있다. 북극의 얼음이 녹아 햇빛을 반사하던 흰 표면이 줄고, 대신 열을 더 많이 흡수하는 어두운 바다가 드러나면서 북극과 유럽 북부의 온난화가 더욱 빨라지는 ‘양의 되먹임’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대기오염 감소도 역설적으로 기온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유럽은 산업 배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대기질은 개선됐지만, 태양 복사에너지를 우주로 반사하는 에어로졸(미세 입자)도 함께 감소했다. 그 결과 지표면에 도달하는 태양열이 늘어나 기온 상승을 가속화했다는 분석이다.

적설량 감소도 온난화를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지난해 유럽의 최대 적설 면적은 평년보다 약 3분의 1 적었다. 눈이 줄어들면서 햇빛을 반사하던 흰 지표 대신 열을 쉽게 흡수하는 맨땅이 드러났고, 특히 스칸디나비아와 러시아 유럽 지역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졌다. 기후변화로 제트기류가 두 갈래로 갈라지는 ‘이중 제트’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는데, 뜨거운 공기가 한 지역에 장기간 머물게 돼 폭염이 장기화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매년 더 강하고 긴 폭염이 유럽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각국 정부는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럽의 많은 주택과 건물들은 지금보다 훨씬 서늘했던 과거 기후에 맞춰 지어져 냉방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영국 등 일부 국가는 오히려 열을 보존하도록 설계한 건물이 많아 폭염 시 실내를 식히기가 특히 어렵다.

에어컨이 간단한 해결책도 아니다. 프랑스에서는 전력 소비와 탄소 배출 증가 우려 속에 에어컨 보급 확대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에서는 높은 전기요금이 에어컨 보급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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