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 대신 힌트만 준다"…일본, 학생용 'AI 선생님' 만든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25일, 오후 05:07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 정부가 초·중·고등학생을 위한 ‘학습 전용 인공지능’(AI)을 직접 정비한다. 학년 수준에 맞춰 가르치되 정답을 곧바로 알려주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도록 유도하는 게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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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25일 일본 문부과학성이 학교 수업과 가정 학습에 쓸 수 있는 생성형 AI 정비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의료·법무처럼 특정 분야에 특화한 ‘버티컬 AI’의 교육판으로, 학생이 혼자 과제를 풀 때 활용해 이해를 돕는다는 구상이다.

국가가 GPT·제미나이 등 범용 AI가 참조할 기반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한 뒤, 학년별 학습 내용을 정한 학습지도요령(한국의 교육과정에 해당)과 해설 문서, 국가 연구기관의 지도법 자료 등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이어 이 DB를 민간 기업에 제공해 앱 개발 실증 실험을 지원하고, 교과서 내용도 출판사와 협력해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르면 내년부터 DB 구축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DB 구축이 마무리되면 학생들은 학습용 단말기로 앱에 접속할 수 있고, 수업 중 문제를 풀거나 보고서를 작성하다 모르는 점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AI에 물어볼 수 있다. 단말기를 집으로 가져가면 숙제에도 활용할 수 있다. 교사나 학부모가 학생 개개인의 궁금증을 일일이 챙기기 어려운 만큼, AI의 세심한 지원으로 이해도와 학습 효율을 높이겠다는 게 일본 정부의 구상이다.

이는 기존 생성형 AI의 부작용을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이미 챗GPT 등은 학교 안팎 일상 속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하지만 질문자의 학년에서 배우지 않는 내용을 가르치기도 하고 교과서와 다른 순서로 설명하기도 한다. 때로는 틀린 정보를 내놓기도 한다. 특히 정답과 풀이를 곧바로 보여줘 학생들의 사고력을 떨어뜨린다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에 새 앱에는 정답으로 가는 힌트를 먼저 제시하고 학생이 직접 생각하게 하는 모드 등을 넣을 방침이다. 한 마디로 학생들의 학습과 관련해서는 AI가 선별적으로 답변을 내놓을 수 있도록 별도의 DB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은 2023년부터 AI를 선도적으로 도입하는 시범학교를 지정해 학력 향상에 맞는 사용법을 모색해왔다. 2024년엔 생성형 AI 지침을 개정해 적절한 활용은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명시했다. 다만 초등학생의 AI 이용에 대해선 “발달 단계를 고려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단서를 달았다. 국가 차원의 정비를 통해 능력 향상 지원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한편 일본의 이런 행보는 생성형 AI를 규제하는 다른 나라들과 대비된다. 노르웨이는 학력 저하 우려로 6~13세의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했고, 중국은 초등학생 사용은 물론 교사가 시험 문제를 내거나 채점하는 데 AI를 쓰는 것까지 막았다. 아랍에미리트(UAE)도 13세 미만의 사용과 모든 시험에서의 AI 활용을 금지했다.

일본은 사용 자체를 막기보다 국가가 정비한 DB로 학년 수준에 맞는 정보만 선별해 전달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부정확한 정보를 거르고 손쉬운 정답 제공을 막겠다는 방향성만큼은 규제에 나선 나라들과 맞닿아 있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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