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8월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19일 미국 뉴저지에서 열리는 월드컵 결승전에 참석해 우승팀에 트로피를 건넬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AFP)
이런 어색함은 개최국인 미국이 우승하는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현재 미국 대표팀의 득점왕은 폴라린 발로건인데,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없애려는 제도 덕분에 미국 대표로 뛰고 있다. 나이지리아계 부모 사이에서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발로건은 미국 땅에서 태어난 사람에게 시민권을 주는 ‘출생 시민권’ 덕에 미국 국적을 얻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제도를 폐지하려 하고 있고, 보수 우위의 연방대법원이 그 가부를 심리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뜻대로 됐다면 발로건은 미국이 아니라 나이지리아나 잉글랜드 대표로 뛰었을 것이라고 CNN은 짚었다.
다른 나라가 우승해도 어색하기는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상대로 전쟁을 벌였는데, 이란은 추가 제약 속에서도 아직 본선에 살아남아 있다. 우승 후보로 꼽히는 스페인이 이란 전쟁에 반대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을 ‘공포의 쇼’라고 부르며 모든 교역을 끊겠다고 위협했다. 이란 전쟁에 협조하지 않았다며 호주를 콕 집어 비판하기도 했다.
유럽도 편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을 ‘끔찍한 곳’이라고 불렀고, 노벨평화상을 받지 못하자 노르웨이를 ‘웃음거리’라고 했다. 프랑스와 독일 지도자들은 미국과 등지지 않으려 그의 비위를 맞추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공동 개최국인 멕시코와 캐나다와도 마찰을 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나라에 관세를 매기고 국경 장벽을 추진했으며, 캐나다를 향해선 주권을 빼앗겠다는 위협까지 반복했다. 파나마에는 과거 미국이 돌려준 파나마운하를 되찾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남미에서는 친구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처벌한 데 대한 보복으로 브라질에 40%의 관세를 부과했다. 보우소나루는 쿠데타 시도 혐의로 27년형을 살고 있다. 반대로 측근인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에게는 구제금융을 제안하며 힘을 실어줬다. 아프리카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불러 백인 농민을 상대로 ‘인종 학살’을 저지르고 있다고 몰아세웠다. 세계 대부분 지역에 대해 미국 망명 길을 막으면서도 백인 남아공인은 받아들였다.
CNN은 “미국은 광범위한 영향력을 지닌 초강대국이지만, 트럼프식 외교는 세계 곳곳에 어색함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다만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다면 그런 생각을 할 선수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