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직장인이 미국 메릴랜드주 프레더릭의 자택에서 반려묘 옆에 앉아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전면 재택근무로 전환한 뒤 이를 유지하고 있다.(사진=AFP)
같은 기간 고위직 채용은 오히려 5~21%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신입이 빠진 자리를 경력직이 메운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유지한 기업일수록 신입 채용을 더 많이 줄였다. 청년들은 그동안 인공지능(AI)이 신입 일자리를 줄인다고 우려해 왔는데, 여기에 재택근무라는 또 다른 변수가 더해진 셈이다.
이는 6년 전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지면서 당시 학생이던 Z세대 상당수가 졸업식도 치르기 전에 학교를 떠나야 했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들은 사회에 나온 뒤에도 곧바로 원격 환경에 직면, 사무실에서 일해본 경험이 거의 없어 오프라인 직장 문화를 여전히 낯설어한다.
JP모건, 아마존 등 주요 기업들은 팬데믹 이후 직원들을 사무실로 불러들이는 캠페인을 벌였지만, 재택근무는 여전히 일터의 한 축으로 남아 있다.
문제는 재택 환경에서는 신입이 멘토를 만나거나 선배 곁에서 일을 배우기 어렵다는 점이다. 스타트업 창업자 제이슨 크로퍼드는 신입을 원격으로 교육하는 것은 “매우 비싸다”며 “선배 직원의 시간에 매겨지는 보이지 않는 세금”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직장 내 사회생활에 필요한 ‘소프트 스킬’을 기르지 못하게 한다는 우려로도 이어진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다비 버넌은 재택근무가 처음엔 매력적으로 보였지만 점차 사람을 그리워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내성적인 그는 식당 종업원 말고는 일주일 내내 아무와도 말하지 않은 적도 있다며, 최근 출근하는 일자리로 옮긴 뒤 집에 갇힌 청년들이 안쓰럽다고 했다. 버넌은 “슬랙 메시지로 ‘제가 뭘 하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놓는 것이 점심 자리에서 옆 사람에게 묻는 것보다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구진은 신입 채용을 ‘직원의 미래 역량에 대한 투자’로 봤다. 투자 수익은 그 직원이 얼마나 빨리 배우느냐에 달려 있는데, 재택근무가 이 학습 속도를 늦춘다는 것이다. 그 결과 기업들은 청년 인력을 매력이 떨어지는 투자 대상으로 여기고, 차라리 경력직에 투자하려 한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런 흐름이 던지는 메시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이런 위축이 이어지면 미래의 숙련 인력 공급원이 고갈돼 전체 생산성이 떨어지고, 특정 세대에 영구적인 상처를 남긴다”고 경고했다.
재택근무로 떠밀린 청년들이 느끼는 고충도 크다. 24세 카일리 클랩은 2년간 150곳에 지원한 끝에 사무실이 아예 없는 회사에 들어갔다. 동료들은 전국 각지에 흩어져 슬랙 메시지와 이메일로만 소통하고, 며칠씩 동료의 목소리도 얼굴도 보지 못한다. 그는 “지금 고용시장이 너무 나빠 인맥을 쌓아야 하는데, 재택근무가 사회생활을 망쳐놨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처럼 청년들이 무조건 재택을 원하는 것도 아니다. 지난해 갤럽 조사에서 완전 재택근무를 원하는 Z세대는 4분의 1에 못 미쳐, 기성세대(3분의 1 이상)보다 낮았다. 다만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흐름은 뚜렷하다. 딜로이트 조사에서 Z세대·밀레니얼 세대 가운데 회사에서 임원이 되는 것을 주된 목표로 꼽은 비율은 6%에 그쳤고,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는 유연근무 가능 여부가 승진을 받아들일지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답했다.
2023년 졸업 후 3년간 세 번째 재택 일자리를 다니고 있는 매슈 매닝은 한 번도 선배 곁에서 일을 배워본 적이 없다. 그는 유연한 근무를 즐기면서도 앞선 두 직장에서 모두 해고됐다. 매닝은 “동료들과 제대로 알고 지낸 적이 없다”며 “직접 얼굴을 맞댄 관계가 아니면 누군가를 내보내기가 더 쉬운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