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대법원은 6대 3 의견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출생 시민권 제한 행정명령이 미국 수정헌법 14조의 문구를 위반한다고 판단했다. 수정헌법 14조는 극히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미국에서 태어난 거의 모든 사람에게 시민권을 보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수 의견 대표로 판결문을 작성한 보수 성향의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수정헌법 14조가 비준된 1868년) 그때나 지금이나 시민권은 권리를 가질 권리, 즉 우리의 정치 공동체에 자유롭게 참여할 권리”라면서 “수정헌법 14조의 제정자들은 이 약속을 미국 땅에서 자유인으로 태어난 모든 사람에게 확장했고, 우리는 오늘 그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출생 시민권 제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이민 단속의 핵심 우선순위 중 하나로, 그는 2기 행정부 출범 첫날인 지난해 1월 20일 해당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부모가 미국 시민권자나 합법적 영주권(그린카드) 보유자가 아닌 경우 미국에서 태어난 아동의 시민권을 인정하지 말라고 연방기관에 지시하는 내용을 담았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이 인종적·종교적 차별이라고 비난했다.
29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차량 오염 통제에 관한 대통령 메모에 서명한 후 취재진과 질의응답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대법원에서 원고 측을 대리해 변론한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의 세실리아 왕 전국 법률국장은 “법원의 결정은 미국의 근본적인 약속, 즉 이곳에서 태어났다면 시민이라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왕 국장은 “대통령은 행정명령으로 헌법을 바꿀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이번 판결은 우리나라에 너무나 나쁜 일”이라면서 “의회는 고비용을 초래하고 불공정한 출생 시민권을 끝내기 위해 노력하라”고 촉구했다.
그런가 하면 대법원은 이날 트렌스젠더가 학교 여성 스포츠팀에 참여할 수 없는 것이 합당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화요일 웨스트버지니아와 아이다호 두 주의 해당 금지 조치가 헌법과 연방 차별금지법을 위반한다며 소송을 낸 트랜스젠더 학생들의 손을 들어준 하급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대법원은 주 법률이 교육에서 성별을 이유로 하는 차별을 금지하는 교육개정법 9편(Title Ⅸ)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9대 0으로 판단했다. 또 이 조치들이 법 앞의 평등한 보호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14조도 위반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는 보수 대법관 6명이 다수 의견을 냈다.
보수 성향의 브렛 캐버노 대법관은 판결문에서 “교육개정법 9편과 수정헌법 14조에 부합해 우리는 각 주가 여성과 여학생의 스포츠를 생물학적 여성들을 위해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각 주는 생물학적 성별에 근거해 여성 및 여학생 스포츠 참가 자격을 정할 수 있다. 헌법과 교육개정법은 미국 전역의 여성 및 여학생 스포츠를 전면 개편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이후 트루스소셜에 “큰 승리: 미국 연방대법원이 방금 여성 스포츠에서 남성이 뛰는 것에 반대하는 판결을 내렸다. 와! 그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논의 대상에서 치워버렸다!!!”고 썼다.
같은 날 대법원은 선거자금 규제 문제에서 무효화를 주장하는 J.D. 밴스 부통령 등 공화당 측 원고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판결은 6대 3으로 내려졌으며, 보수 성향의 브렛 캐버노 대법관이 다수 의견을 대표해 판결문을 작성했다. 대법원은 정당이 후보 측 의견을 반영해 선거운동에 지출할 수 있는 금액에 대한 현행 상한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정부의 침해를 금지하는 수정헌법 1조의 보호를 위반한다고 판단했다.
대법관 9명 중 6명이 보수 성향인 미 대법원은 여름 휴회를 앞두고 최근 중요한 판결을 연달아 내놨다. 대법원은 매년 10월 새로운 회기를 시작하고 이듬해 6월 말이나 7월 초에 종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