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사람 자르더니…"다시 뽑자"는 기업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7월 01일, 오후 04:12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인공지능(AI)을 이유로 대규모 감원에 나섰던 글로벌 기업들이 잇따라 방향을 되돌리고 있다. 자동화 시스템만으로는 감당하지 못한 업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사람을 다시 채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AI) 이미지. (사진=AFP)
인공지능(AI) 이미지. (사진=AFP)
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자동차 제조업체 포드는 자동화 시스템이 해결하지 못한 품질 문제를 다루기 위해 숙련된 인간 엔지니어 수백명을 재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찰스 푼 포드 차량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은 “인공지능은 훌륭한 도구이지만, 이를 훈련시키는 데 사용한 정보만큼만 좋을 뿐”이라고 말했다.

◇CBA·IBM도 AI 한계 절감

채용 계획을 되돌린 곳은 포드뿐만이 아니다. 호주 커먼웰스은행(CBA)과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IBM도 인적 자본에 다시 무게를 싣고 있다.

CBA는 지난해 고객서비스 직원 40명 이상을 감원하고 이를 AI 음성봇으로 대체했다. 그러나 AI가 문의량을 감당하지 못해 전화 문의가 급증했고, 결국 CBA는 감원 결정을 철회했다. 호주 금융업계 노조는 “CBA가 이 같은 감원을 철회하도록 한 것은 큰 승리”라고 평가했다.

호주 ABC방송의 지난해 8월 보도에 따르면 CBA는 당시 감원을 발표하며 “관련된 모든 사업적 고려사항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고 인정한 바 있다.

IBM 역시 인사(HR) 업무의 약 94%를 AI로 자동화했지만, 윤리적 딜레마가 포함된 나머지 6%는 AI가 처리하지 못했다. 이에 IBM은 올해 모든 사업 부문에서 미국 내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3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니클 라모로 IBM 최고인사책임자(CHRO)는 뉴욕 채터 AI 서밋에서 “신입사원 채용에 계속 투자하지 않으면 3~5년 후 인재 파이프라인이 말라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준비 없는 감원, 결국 후회로”

전문가들은 AI 활용을 늘리며 인력을 줄이는 전략이 기업 성장의 최선책은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튜이션랩스 보고서는 교육이나 재교육 투자 없이 ‘인간을 대체하는 기술’에만 예산을 편성한 기업들이 정작 AI를 감독할 인력마저 줄여버려 이후 감원을 후회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오그뷰 조사에서는 기업 리더의 39%가 AI 도입을 이유로 감원을 단행했다고 답했는데, 이 중 55%는 해당 결정이 잘못됐다고 인정했다. HR 솔루션 제공업체 ADP의 제시카 장 아시아태평양(APAC) 수석부사장은 “AI의 결과물이 일관되지 않거나 부정확하거나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 기업들은 결국 인간의 감독을 다시 들여와야 한다”며 “이는 업무 중복과 의사결정 지연,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채용컨설팅업체 로버트하프가 CNBC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채용 담당자의 32%는 AI를 이유로 없앤 직무를 이후 동일하거나 비슷한 형태로 재채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캐피톨공과대는 “조직들이 인간 업무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 인간과 AI의 협업에서 더 큰 가치를 찾고 있다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4월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시민들이 거리를 걷고 있다. (사진=AFP)
지난 4월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시민들이 거리를 걷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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