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드론 공습에 민심 흔들…푸틴, 20년 만에 여당 전면 지원 ‘승부수’

해외

이데일리,

2026년 7월 01일, 오후 06:47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습이 이어지고 연료난과 인터넷 차단 등 일상적 불편이 겹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한 민심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그동안 집권여당과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며 정치적 위험을 분산해왔던 푸틴 대통령은 민심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약 20년 만에 여당 지원 사격에 직접 나섰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통합러시아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통합러시아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
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파이낸셜타임스(FT)는 푸틴 대통령이 오는 9월 총선을 앞두고 집권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을 직접 지원하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합러시아당이 스스로를 ‘대통령의 정당’으로 규정하고 푸틴 대통령을 선거 전면에 내세운 것은 약 20년 만의 일이다. 과거 푸틴 대통령은 정당 지지율 하락에 따른 불만이 자신에게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당과 자신을 철저히 분리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그러나 전쟁 장기화의 여파로 여당 지지율이 30%대 중반에 갇히자, 결국 자신과 여당의 밀접한 관계를 부각하는 방향으로 선회를 택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전략 변화의 기저에는 심각해진 내부 민심 악화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드론 공격 범위가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핵심 대도시까지 넓어진 데다 러시아 전역에서 연료 배급과 인터넷 접속 제한이 일상화되면서 국민적 불안감과 불편은 최고조에 달했다.

실제 친(親)크렘린 성향의 여론조사기관 FOM이 실시한 최근 조사에서 푸틴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는 69%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시작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이번 조사는 우크라이나가 모스크바를 겨냥해 대규모 드론 공습을 감행한 직후 진행돼 민심 변화를 고스란히 반영했다는 평가다.

내부 전문가들의 시선도 냉랭하다. 러시아의 전쟁 상황을 추적해온 군사·정치 전문가들은 전선이 끝없는 소모전으로 치닫고 정유시설과 군수공장이 매일 타격을 입는 상황에서 오히려 대중적 인기가 낮은 여당의 간판으로 푸틴을 내세우는 것은 현실 감각을 상실한 악수가 될 수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러시아 블로거들을 연구한 저술가 이반 필리포프는 “전선은 끝없는 소모전이 됐고 국민은 휘발유를 사려고 줄을 서며 드론은 매일 정유시설과 군수공장을 공격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가장 인기 없는 정당의 얼굴로 푸틴을 내세우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사람만 내릴 수 있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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