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첨단 AI 포기하나… 클라우드 진출에 3파전 '지각변동' 예고

해외

이데일리,

2026년 7월 02일, 오전 08:51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인공지능(AI) 개발에 방대한 연산 인프라를 쏟아부어온 메타가 남는 컴퓨팅 자원을 외부에 파는 클라우드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구글 3사가 장악해온 클라우드 시장에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동시에, 메타가 첨단 AI 경쟁에서 발을 빼는 신호인지를 두고 월가에서는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AFP)
(사진=AFP)
◇남는 연산자원 판다… 클라우드 3파전에 균열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메타는 내부적으로 ‘메타 컴퓨트’라는 계획을 세우고 자사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빌려주는 사업 모델을 구상 중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메타 주가는 8.8% 급등했다. 올해 들어 과잉 투자와 AI 모델 경쟁력에 대한 우려로 짓눌렸던 주가가 1년여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메타의 구상은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자체 최신 AI 모델 ‘뮤즈 스파크’를 자사 인프라에 올려두고 외부 개발자들이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로 끌어다 쓰도록 하는 방식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베드록’, MS 애저의 ‘AI 파운드리’, 구글 클라우드의 ‘버텍스AI’와 비슷한 형태다. 다른 하나는 데이터센터의 순수 연산 능력 자체를 통째로 임대하는 방식으로, 코어위브·네비우스 같은 신흥 ‘네오클라우드’ 기업들이 쓰는 모델에 가깝다.

메타가 실제로 뛰어들면 AWS·애저·구글 클라우드가 주도해온 시장 구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진단이다. 메타는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4대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지 않는 곳이다. 그만큼 그동안 인프라를 외부에 팔지 못해 수익화와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첨단 AI 포기” vs “경쟁 이탈 아닌 전략적 선택”

시장 해석은 갈린다. D.A.데이비드슨의 길 루리아 애널리스트는 메타가 첨단 AI를 포기하고 대신 연산 능력을 파는 쪽으로 방향을 튼 신호라고 봤다. 지난해 초지능 연구소를 출범시킨 뒤 새 모델 ‘뮤즈 스파크’를 내놓았지만 여전히 앤스로픽·오픈AI에 뒤처져 있다는 것이다. 루리아 애널리스트는 메타가 지출을 줄이고 인프라 수익화에 나서면 매출과 현금흐름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제프리스의 브렌트 틸 애널리스트는 과잉 구축 우려가 오히려 시대에 뒤떨어진 판단이라고 반박했다. 컴퓨팅 파워 수요가 공급을 계속 웃돌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새 클라우드 사업이 인프라 가동률과 투자 수익률을 끌어올려 오히려 설비투자를 더 늘릴 자금을 마련해줄 것으로 봤다. 제프리스에 따르면 메타의 현재 내부 인프라 가동률은 65% 수준으로, 놀고 있는 35%가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 틸은 메타가 AI 경쟁에서 물러서는 게 아니라 공격적으로 앞서 구축한 설비를 전략적 카드로 바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방향 선회는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이미 예고한 것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5월 주주총회에서 인프라를 과도하게 지어놨다고 판단되는 시점이 오면 구매가에 웃돈을 얹어 빌려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메타는 대부분 AI 인프라에 투입되는 올해 자본지출이 1450억달러(약 225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베어드의 콜린 세바스천 애널리스트는 클라우드 플랫폼 구축을 “합리적” 선택으로 평가하면서도, 메타가 이 길을 택했다는 것은 내부 AI 제품이 애초 기대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짚었다. 남는 연산자원 판매가 대규모 AI 투자를 수익으로 연결해, 올해 2분기 10억달러(약 1조5525억원) 이상 마이너스가 예상되는 잉여현금흐름 전망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공급과잉 우려에 반도체주 ‘와르르’

메타의 진출 소식은 반도체·인프라 관련주에는 곧바로 충격을 줬다. AI 연산 자원이 공급과잉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번지면서다. 이날 마이크론과 샌디스크가 각각 10%대 급락했고 인텔도 9% 떨어졌다. 엔비디아·브로드컴도 약세를 보였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좇는 상장지수펀드(ETF)도 4%대 하락했다. 메타를 잠재적 경쟁자로 맞게 된 코어위브와 네비우스 주가는 각각 14.0%, 12.3% 곤두박질쳤다.

메타의 행보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AI 기업 xAI의 최근 움직임과도 닮아 있다는 분석이다. 스페이스X 자회사인 xAI는 테네시주 멤피스의 초대형 데이터센터 ‘콜로서스’의 연산 자원을 앤스로픽·구글 등에 장기 임대했다. 약 300억달러(약 46조5750억원)를 들여 지은 이 시설에서 연 300억달러에 가까운 임대 수익이 나면서 1년 만에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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