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수법은 이렇다. 이들은 달걀 도매시장에서 실제 살 생각이 없는 매수 주문을 대량으로 쏟아내 수요가 강한 것처럼 꾸몄다. 특히 상당수 주문을 프리미엄(웃돈) 가격에 내놓고 체결하지 않는 방식으로, 가격지표 발표사인 어너배리가 시세를 끌어올리도록 유도했다. 어너배리의 일일 시세는 미 전역의 소매점과 식당이 달걀값을 매기는 기준으로 쓰인다.
검찰이 확보한 증거를 보면 조류독감에도 시장은 통상적인 수요·공급 신호에 따라 움직였고 종종 하락할 조짐을 보였는데, 그때마다 업체들이 개입했다. 즉 이들의 매수 주문은 가격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떨어지지 않도록 떠받치는 역할을 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경영진 간 문자메시지가 결정적 증거가 됐다. 2024년 12월 달걀값이 사상 최고로 치솟을 무렵 칼메인의 전직 최고경영자(CEO)는 경쟁사 대표에게 아침 일찍 “질러버려(Let it rip)”라는 문자를 보냈다. 2022년 12월에는 히크먼스 대표가 경쟁사 임원들에게 “강한 매수 주문을 이른 시각에 자주 내라”고 독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행위는 실제 달걀업계가 조류독감으로 큰 피해를 본 사실을 배경으로 이뤄졌다. 수천만 마리의 산란계가 살처분되고 슈퍼마켓이 달걀 판매를 제한했으며 식당은 달걀 메뉴에 추가 요금을 붙였다. 하지만 검찰은 업체들이 조류독감과 공급 부족을 공개적으로 탓하는 사이, 뒤에서는 그 부족을 이익으로 바꾸려 했다고 봤다.
칼메인의 실적은 조류독감 기간이 얼마나 짭짤했는지 보여준다. 미국 최대 신선란 생산·유통업체인 이 회사는 2023회계연도에 전년의 40배가 넘는 배당금을 지급했다. 달걀 판매량은 크게 늘지 않았는데도 총이익은 세 배 넘게 뛰었다.
소비자단체는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소비자연맹의 토머스 그레밀리언 식품정책국장은 “이들은 담합하다 현장에서 딱 걸렸다. CEO들이 주고받은 문자는 그야말로 충격적”이라며 “소비자는 그 부패의 대가로 더 비싼 값을 치른다”고 비판했다.
세 업체는 이번 소송과 함께 제안된 합의안에서 달걀 약 5300만개를 푸드뱅크와 비영리단체에 기부하고, 소송에 참여한 주들에 330만달러(약 51억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경쟁사와 입찰·가격 전략을 주고받는 행위도 중단해야 한다. 이 합의는 법원 승인을 받아야 효력이 생긴다.
세 업체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칼메인은 자사 행위가 합법이었고 가격은 조류독감과 코로나19 팬데믹, 날씨, 물가 상승의 영향을 받았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달걀값은 당국 수사가 알려진 뒤 급락해, 지난해 3월 12개당 6.23달러에서 올해 5월에는 2.2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