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그랜드 모살라에서 조문객들이 6일간의 국장(國葬) 일정에 들어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를 애도하며 마지막 경의를 표하고 있다. 이란은 이날 오전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6일간 국장을 공식 시작했다고 국영방송이 전했다. 장례 행렬은 그가 안장될 때까지 이라크에서도 이어질 예정이다. (사진=AFP)
이란 수도 테헤란의 그랜드 모살라 기도단지에는 이란 국기로 감싼 하메네이의 관이 검은 종교 깃발 아래 높이 마련된 단상에 안치됐다. 그 옆에는 함께 숨진 그의 딸과 며느리, 사위, 손녀의 관이 나란히 놓였다.
그랜드 모살라는 이날 새벽 4시부터 일반 추모객을 받기 시작했다. 전국에서 몰려드는 인파를 감당하기 위해 당초 예고보다 2시간 앞당긴 것이다. 일반 추모객은 이틀간 조문할 수 있다. 이란 및 외국 고위 인사들은 일반 추모객에 앞서 전날에 이곳을 방문했다.
검은 옷을 입고 그랜드 모살라를 방문한 추모객들은 이란 국기와 함께 붉은 깃발을 흔들었다. 붉은 깃발은 신앙을 지키기 위해 흘린 피를 뜻하는 시아파의 주요 상징이다.
추모객들은 또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이라고 외쳤다. 수개월간 이어진 전쟁 이후 이슬람공화국에 대한 대중의 지지를 과시하기 위해 마련된 6일간의 장례가 시작되는 자리였다. 검은 옷차림의 추모객들은 복수를 요구하며 미국과의 협상에서 어떤 타협도 거부했다.
검은 차도르를 입은 40세 화학자 소마예는 “분노와 슬픔으로 가득 차 있지만, 동시에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저항한 지도자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지도자와 사령관들을 죽인 미국과 이스라엘을 그냥 보내줄 수는 없다. 복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란 당국은 최대 1500만명이 장례식에 참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관리들의 요청에 따라 추모객들이 단지를 계속 드나들면서 안팎에 모인 인파의 규모를 정확히 가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FT는 부연했다.
하메네이의 관을 테헤란 동부에서 서부로 옮기는 장례 행렬을 위해 오는 6일은 공휴일로 지정됐다. 관은 오는 7일 성지 쿰으로 옮겨진 뒤 이라크의 시아파 성지 나자프와 카르발라를 거쳐, 오는 9일 그의 고향이자 시아파 최고 성지 중 하나인 이란 북동부 마슈하드에 안장된다.
당국은 추모객을 수용하기 위해 수도 곳곳의 공원에 수천개의 천막을 세웠다. 학교와 모스크, 정부 청사는 이란 전역과 인접국에서 온 “순례자”들을 위한 임시 숙소로 바뀌었다. 테헤란 도심 곳곳에는 검은 깃발을 두른 대형 가판대가 들어서 음료와 수박 등 먹을거리를 나눠줬다.
FT는 또 많은 추모객이 하메네이의 뒤를 이을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모즈타바는 아버지와 아내가 목숨을 잃은 공습 이후 아직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팔레스타인 스카프를 두른 변호사 자이납은 새 지도자가 “이슬람의 길인 아버지의 길을 이어갈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 역시 미국과의 협상에 반대한다며 “우리 지도자를 죽인 지금 미국과의 어떤 대화도 소용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혁명수비대 산하 민병대 바시지 복장을 한 한 성직자는 모즈타바가 쿰에서 가르치던 시절 그를 알게 됐다면서 이란의 적들이 지도자들을 살해해 나라를 분열시키려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쟁 기간 나는 그들이 이란을 갈기갈기 찢는 것을 막기 위해 쿠르디스탄에 갔다”며 “서방은 우리를 노예로 삼으려 하는 만큼 미국과 협상하는 이들이 개인적 이익을 좇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하메네이 장례식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례식에 모인 이들을 두고 “한 발이면 (모두 제거할 수 있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협상할 상대가 없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인들이 하메네이를 미워하는 줄 알았다며 이들이 우는 모습에 놀랐다고 한 뒤 “어쩌면 가짜 눈물일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