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독립 250주년 연설…"공산주의는 암, 빨리 도려내야"

해외

이데일리,

2026년 7월 05일, 오후 02:52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내 공산주의 부상을 경계해야 한다. 그것은 암과 같아서 빨리 도려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독립기념일인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내셔널몰에서 진행한 건국 250주년 연설에서 “우리는 그런 위협을 즉시, 시작되기 전에 막고 싶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내셔널몰에서 열린 건국 250주년 독립기념일 행사 ‘미국에 경례’(Salute to America)에서 주먹을 들어 보이며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내셔널몰에서 열린 건국 250주년 독립기념일 행사 ‘미국에 경례’(Salute to America)에서 주먹을 들어 보이며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
그는 “공산주의 체제는 미국 체제의 정반대이며, 제대로 작동한 적이 없다. 우리의 전사들은 전 세계 전장에서 공산주의와 싸웠는데, 그 위협이 바로 이곳 미국에서 다시 고개를 드는 것을 두고 볼 수는 없다”며 “미국은 결코 공산주의 국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주요 경선에서 잇따라 승리한 좌파 성향 민주당 후보들을 반복적으로 “공산주의자”라고 불러왔지만, 이날 연설에서 명시적으로 그들을 지칭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전쟁 승리와 달 착륙, 라이트 형제의 첫 비행 등 미국의 업적과 통치 체제를 치켜세우는 한편, 우편투표를 제한하고 유권자 등록 시 시민권 증명을 의무화하는 의회 계류 법안의 처리를 촉구했다. 그는 이 ‘세이브 아메리카법’(연방 선거 개편 법안)을 두고 “모든 유권자가 신분증을 제시하고, 이른바 시민권 증명을 해야 한다는 뜻”이라며 “그러면 더는 선거에서 부정행위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란전쟁에 대해선 “이란군을 궤멸시켰다”고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는 지난 2월 미국·이스라엘 공습으로 숨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장례식이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이상도 한껏 치켜세웠다. 그는 “이곳 내셔널몰에서 우리는 폭정에 대한 자유의 승리, 억압에 대한 자유의 정복, 그리고 1776년 7월 4일부터 2026년 7월 4일까지 이어진 미국 정신의 불멸의 승리를 기념하고 있다”며 “지금은 미국 황금기의 여명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나라를 도달하지 못한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더 크고, 더 좋고, 더 강하게 만들 것이며, 그것을 더욱더 사랑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연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노스다코타주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 도서관 개관식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아주 긴 연설을 하겠다”고 예고해 더욱 관심이 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재확인하듯 연설에서 “번개가 쳤고, 나는 새벽 4시에 단 한 사람 앞에서 연설해야 한다 해도 여기 있겠다고 말했다”며 “이건 두고두고 회자될 저녁”이라고 자평했다.

다만 실제 연설은 40분이 채 되지 않아 과거보다 훨씬 짧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폭풍우로 연설이 약 2시간 지연된 탓이 크다는 진단이다. 방문객들은 강화된 보안과 화씨 103도(섭씨 39도)에 이르는 더위 속에서 몇 시간을 기다렸고, 기록적인 폭염으로 이 지역의 여러 퍼레이드와 행사가 취소됐다. 당국은 뇌우가 다가오자 대피령을 내렸고, 관중은 인근 박물관과 정부 청사로 대피했다가 돌아왔다.

과거 미국 대통령들은 독립기념일 행사에 직접 참석하는 것을 대체로 피해 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 기념과 유세식 정치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분석이다. 그가 2019년 비슷한 연설을 한 것을 제외하면, 1951년 이후 내셔널몰에서 독립기념일 연설을 한 미국 대통령은 없었기 때문이다.

한편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자의 4분의 3, 공화당 지지자의 절반을 포함한 미국인 다수가 250주년 기념행사가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흘렀다고 답했다. 실제로 민주당이 이끄는 여러 주는 대표단 파견을 거부했고, 출연 예정이던 공연자 다수도 당파성 우려를 이유로 불참했다.

로이터는 이날 연설에 대해 사실상 대선 유세를 방불케 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애국심에 대한 폭넓은 호소와 국내외 이념적 위협을 겨냥한 날 선 공격을 뒤섞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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