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엔, 다시 162엔대로…日장기금리도 30년래 최고

해외

이데일리,

2026년 7월 06일, 오후 05:55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달러·엔 환율이 다시 162엔대로 올라섰다(엔화가치는 하락). 당국의 개입 경계감은 여전하지만, 원유 수입 등을 위해 달러화를 확보하려는 수입 기업들의 실수요 매수세가 이어진 결과다. 이와 더불어 일본의 장기금리는 30년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재정확대 정책에 대한 우려가 불거진 탓이다.

(사진=AFP)
(사진=AFP)
6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 오후 5시 24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162.24~162.25엔을 기록 중이다. 이는 전 거래일보다 엔화가치가 1.47엔(0.91%) 하락한 것으로, 이날 오후 162엔대로 다시 진입했다. 지난달 30일 이후 처음이다.

미국은 연내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 확실시되는 반면, 일본은행(BOJ)의 금리인상은 지연될 것이란 관측이 영향을 미쳤다. 미·일 장기금리 격차가 확대된 상태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엔화 매도·달러화 매입을 부추겼다.

엔화를 끌어내린 직접적 동력은 수입기업 등 실수요로 파악된다. 이들은 달러화로 거래되는 원유 등을 사들이기 위해 엔화를 팔아 달러화를 산다. 이러한 매수세는 지난 4월부터 눈에 띄게 활발해졌다. 닛케이가 은행 담당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은행들이 매일 오전 그날의 기준 환율을 정하는 시점을 앞두고 ‘달러 매수 우세’였던 날의 비율은 지난 2월 44%에서 4월 80%, 5월 88%로 높아졌고 지난달에도 73%를 유지했다.

배경엔 국제유가 급등이 있다. 미국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60달러대에서 움직이다가, 미국이 이란을 대규모 공격한 직후인 지난 3월 초 한때 119달러대까지 치솟았고 지난달 초까지 100달러 안팎의 높은 값에 거래됐다. 원유 수입 대금을 치르려면 그만큼 달러가 더 필요해 엔화 매도 압력이 커진 것이다.

다만 최근 유가는 이란 공격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이날 WTI 근월물(8월물)은 배럴당 69달러 부근에서 거래됐다. 미국과 이란이 전투 종식을 위한 각서에 합의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공급이 정상화할 것이란 기대가 값을 끌어내렸다.

시장가가 수입가에 반영되기까지는 통상 두 달 안팎이 걸린다. 이 때문에 유가 하락에 따른 엔화 매도 압력이 본격적으로 풀리는 시점은 오는 8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닛세이기초연구소의 우에노 다케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달러 매수가 강한 상황이 앞으로 몇 달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풀었던 비축유를 다시 채워야 해 수입량이 늘면, 확보해야 할 달러화 역시 늘어난다는 점도 외환시장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엔화 약세와 맞물려 일본의 장기금리도 30년래 최고로 뛰었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 지표인 신규 발행 10년물 국채 금리는 한때 연 2.830%까지 치솟았다. 1996년 10월 이후 약 30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다카이치 정권의 완화적·확장적 경제 정책이 재정을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매도로 이어졌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달 말 마련한 경제·재정 운영 기본방침(호네부토 방침) 원안에서 그동안 담아 온 ‘재정건전화’ 문구를 뺐다. 다카이치 정권에서 재정 규율이 더 느슨해질 것이란 우려가 채권 매도를 부추겼다. 물가 상승을 금리 인상이 따라잡지 못하는 ‘비하인드 더 커브’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계감도 투자자들의 채권 매도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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