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앤스로픽, 무료 AI 크레딧 뿌리며 스타트업 선점 경쟁

해외

이데일리,

2026년 7월 07일, 오후 02:24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국 주요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스타트업을 선점하기 위해 인공지능(AI) 이용료를 낼 수 있는 토큰 크레딧과 할인 혜택을 대거 제공하고 있다. 스타트업 단계부터 AI 생태계에 끌어들인 뒤 장기적인 기업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왼쪽)과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 (사진=AFP)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왼쪽)과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 (사진=AFP)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이 최근 AI 기업들로부터 클라우드 컴퓨팅과 AI 토큰 크레딧을 경쟁적으로 제안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스타트업은 중간 규모의 투자 수준인 300만달러(약 46억원)가 넘는 크레딧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AI와 앤스로픽은 실리콘밸리 대표 액셀러레이터 ‘와이 콤비네이터’ 참가 기업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오픈AI는 지난 5월 와이 콤비네이터 참가 스타트업에 지분을 받는 조건으로 기업당 200만달러(약 30억원) 규모의 토큰 크레딧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앤스로픽은 이들 스타트업에 제공하는 무료 크레딧 규모를 기존 3만달러(약 4500만원)에서 50만달러(약 7억6000만원)로 대폭 늘렸다. 앤스로픽은 지분을 요구하지 않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후 오픈AI도 조건을 조정해 지분 없이 50만달러 상당의 무료 크레딧을 제공하고, 추가로 150만달러(약 23억원)의 크레딧은 지분과 교환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클라우드는 일부 스타트업에 최대 50만달러의 클라우드 크레딧과 제미니 모델 조기 사용 권한을 제공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 딥마인드 엔지니어와 접촉할 기회도 제공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웹서비스(AWS)도 스타트업 대상 혜택을 운영하고 있다.

AI 토큰 지원은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 계획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일부 초기 기업은 AI 사용 비용 부담이 줄어들면서 예상보다 늦게 투자 유치에 나설 수 있게 됐다. AI 음성 스타트업 다이얼로그스의 공동창업자 한스 이바라는 “이 같은 토큰 지원 규모는 제품을 얼마나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는지와 직결된다”며 “이런 혜택이 없다면 AI 이용료를 내기 위해 투자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 기업들이 공격적인 지원에 나서는 것은 기업 고객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창업 초기부터 특정 AI 모델과 개발 도구를 쓰게 만들면, 해당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AI 인프라를 바꾸기 어려워진다. 이는 향후 안정적인 기업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대규모 크레딧 제공은 AI 기업들에도 부담이다. 오픈AI와 앤스로픽은 향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수익성 개선 압박을 받고 있다. 동시에 무료로 활용할 수 있는 오픈웨이트 모델과 중국산 저가 AI 모델의 추격도 거세지고 있다.

와이콤비네이터는 연간 4개 기수를 운영하며 최근 기수당 약 200개 스타트업이 참여하고 있다. 단순 계산하면 오픈AI와 앤스로픽이 향후 1년간 제공할 수 있는 AI 크레딧 규모는 최대 8억달러(1조22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AI 비용 관리 업체 슈퍼펭귄 공동창업자 크리스토퍼 애커는 “현재 AI 생태계는 오픈AI와 앤스로픽이 스타트업에 AI 사용 비용을 대신 내주면서 성장하고 있다”며 “저렴하지만 직접 비용을 내야 하는 중국 모델과 무료 크레딧으로 쓸 수 있는 앤스로픽 가운데 하나를 택한다면 당연히 앤스로픽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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