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수상자 "고속성장 시대는 끝…AI로도 불가능"

해외

이데일리,

2026년 7월 07일, 오후 04:31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인공지능(AI)이 1980~1990년대 컴퓨터 혁명과 맞먹는 높은 생산성 증가 시대를 이끌진 못할 것이라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의 전망이 나왔다.

2010년 노동시장 마찰에 관한 연구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크리스토퍼 피사리데스 런던정경대 교수는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생산성의 급속한 성장 시대는 이미 영원히 사라졌을지 모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자동화가 노동에 미칠 영향을 오랫동안 연구해 왔다.

크리스토퍼 피사리데스 런던정경대 교수(사진=AFP)
크리스토퍼 피사리데스 런던정경대 교수(사진=AFP)
서방 국가들은 최근 AI가 경제성장률을 다시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 아래 경제 및 통화 정책의 목표를 설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AI가 기업의 효율성과 노동생산성을 높여 미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견해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도 “AI가 경제를 구원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피사리데스 교수는 AI가 모든 직업의 생산성을 높일 것이라는 낙관론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지금까지 AI가 생산성을 끌어올렸다는 뚜렷한 증거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자리 가운데 최대 40%는 AI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을 것”이라며 “간호와 숙박·외식업 등이 대표적인 분야로, 이들 분야는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AI가 일부 생산성 향상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1980~1990년대 컴퓨터 혁명과 맞먹는 새로운 호황이 나타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이어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실제 진행 상황을 고려하면 당시와 같은 수준의 생산성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AI 기술의 미래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피사리데스 교수는 이날 한 학술대회 강연에서도 “낙관론자들이 전망하는 높은 경제성장률이 현실화되려면 금융과 같이 AI의 영향을 크게 받는 산업에서 생산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높은 생산성 증가를 이야기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빠른 생산성 증가 시대는 끝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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