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삼성 호실적에도 7% 급락…메모리 고점론 부각

해외

이데일리,

2026년 7월 08일, 오전 01:00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주가가 7일(현지시간) 장중 7% 넘게 급락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지만, 투자자들은 호실적보다 메모리 업황이 정점에 근접한 것 아니냐는 우려에 주목하며 관련 종목을 대거 매도했다.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이날 오전 뉴욕증시에서 마이크론 주가는 한때 7% 이상 하락했다. 저장장치 업체 샌디스크는 11% 가까이 떨어졌고, 웨스턴디지털과 씨게이트도 각각 10%, 7% 이상 하락하는 등 메모리와 스토리지 관련 종목 전반이 약세를 보였다. 전날 반도체주 강세로 큰 폭 상승했던 종목들이 하루 만에 상승분 상당 부분을 반납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호실적보다 메모리 시장의 사이클이 고점에 이르렀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더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제프리스의 반도체 애널리스트 제프리 파부차는 이날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기대가 매우 높은 반면, 삼성전자의 실적은 최근 주가 상승을 정당화할 만큼의 서프라이즈는 아니었다는 쪽으로 모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이번 잠정 실적에는 사업부별 실적이 공개되지 않아 메모리 사업의 실제 수익성과 경쟁력을 평가하기 어렵다며,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이달 말 예정된 확정 실적 발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어드의 매니징디렉터 테드 모턴슨은 최근 주가 흐름이 메모리 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월가의 우려를 반영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메모리와 저장장치 반도체 가격이 공급 부족으로 큰 폭 상승하면서 소비자와 기업들의 가격 부담도 커지고 있다며 “가격 상승이 수요를 둔화시키기 시작하는 단계에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의 AI 투자 역시 수익성의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자본수익률(ROI)이 낮아져 메모리 가격 인상을 고객에게 더 이상 전가하기 어려워지면 메모리 업황은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찾을 때까지 일시적으로 둔화할 수 있다”며 “이 같은 균형은 2028년이나 2029년에야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애플은 지난 6월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을 이유로 아이폰 가격 인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한국 증시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약 7% 하락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89조400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인 87조원을 웃돌았지만, 매출은 171조원으로 시장 전망에 대체로 부합했다.

리서치업체 라디오프리모바일의 창업자 리처드 윈저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9배 증가했지만 시장 기대를 크게 뛰어넘을 정도는 아니었다”며 “투자자들은 지금 메모리 업황이 정점에 도달했는지 여부를 판단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인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윈저는 “결국 핵심은 AI 모델이 처리하는 데이터와 토큰 수요가 얼마나 빠르게 늘어나느냐”라며 “수요가 공급을 계속 웃도는 한 메모리를 비롯한 AI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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