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연일 무력 충돌에 유가 4% 급등…'수요 파괴' 우려 고개

해외

이데일리,

2026년 7월 13일, 오후 06:17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국제 유가가 4% 넘게 뛰었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CNBC 등에 따르면 이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9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4% 이상 오른 배럴당 79달러 수준에 거래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 인도분은 4% 이상 오른 배럴당 74달러 수준을 보였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오만 북부 무산담반도 인근 호르무즈 해협 앞바다에 선박들이 정박해 있는 모습. (사진=AFP)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오만 북부 무산담반도 인근 호르무즈 해협 앞바다에 선박들이 정박해 있는 모습. (사진=AFP)
이는 이란 전쟁 발발 이전보다 브렌트유 선물은 9% 가까이, WTI 선물은 10% 이상 더 높은 수준이다. 전쟁 직전인 지난 2월 27일 근월물 기준으로 브렌트유는 배럴당 72.48달러, WTI는 배럴당 67.02달러에 각각 마감한 바 있다.

유가는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12일 소셜미디어(SNS)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이란의 방공망과 미사일·드론 기지를 포함한 수십 개의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날 이란 내 140개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힌 데 이은 것이다.

이란은 미군 공습에 맞대응해 요르단, 쿠웨이트, 바레인, 오만에 있는 미군 시설을 타격했다고 이란 국영 통신사 타스님이 보도했다.

이번 무력 충돌 재개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키프로스 선적 컨테이너선에 대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공격으로 촉발됐다. 이란은 해협의 통제권을 주장하며 선박들에게 자국 영해를 지나는 북쪽 항로를 이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 선박은 오만 영해 쪽 남부 항로를 이용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지난달 17일 미국과 이란이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MOU)에서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이 명확히 규정되지 않으면서 예고된 충돌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클리어뷰 에너지 파트너스의 케빈 북 연구원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예상했던 에너지 상승 위험이 현실화됐다”며 “누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느냐는 근본적인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근 무력 충돌로 ‘수요 파괴’ 우려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MOU 체결 이후 걸프지역 원유 수출이 늘면서 ‘공급 과잉’ 전망이 우세했지만, 돌연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고유가가 소비자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수요 파괴’를 걱정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는 것이다. 실제 해운 데이터 업체 클레플러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11일 13척에서 12일 3척으로 크게 줄었다. 아메나 바크르 클레플러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다는 신뢰는 빠른 속도로 무너졌다”며 “이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양측의 충돌 재개가 글로벌 원유 재고 상황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번 무력 충돌이 올해 하반기 고갈된 글로벌 원유 재고를 재축적하려는 노력을 무산시킬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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