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변수 피하자…“UAE, 호르무즈 우회 새 항만 추진”

해외

이데일리,

2026년 7월 14일, 오전 07:52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소유 항만 운영사 DP월드가 UAE 동부 해안에 새로운 항만과 컨테이너 터미널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대표 항만인 제벨 알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기 위한 계획이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DP월드는 수억달러를 투자해 푸자이라 해안 지역에 다목적 항만을 새로 건설하고 푸자이라에 있는 기존 항구에도 신규 터미널을 개발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DP월드는 현재 정부 당국자들과 주요 계약 조건서를 논의하는 단계로 사업 구조와 자금 조달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새 항만이 이르면 1년 6개월 안에 완공될 수 있다고 DP월드는 보고 있다.

이번 계획은 컨테이너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않고도 UAE에 드나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화물은 이후 트럭을 통해 육로로 두바이와 아부다비 등 여타 토호국과 인접 걸프 국가로 운송될 수 있다.

이란 전쟁 초기 이란 추정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한 두바이의 제벨 알리 항구.(사진=AFP)
이란 전쟁 초기 이란 추정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한 두바이의 제벨 알리 항구.(사진=AFP)
이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향후 이란과의 적대 행위로부터 UAE 경제를 보호하려는 UAE 정부의 구상과 맞닿아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으로 선박 운항이 차질을 빚어왔다. 올해 2월말 이란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란은 UAE를 향해 약 3000기의 드론이나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이는 다른 걸프국 대비 상당한 규모다.

제벨 알리항의 처리 능력 일부를 두바이 밖으로 이전하는 것은 두바이에 중대한 변화를 의미한다고 FT는 짚었다. 중동 최대 물류 허브인 제벨 알리항은 두바이가 세계적인 물류·재수출 중심지로 성장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중국과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무역에서 중요한 기능을 담당했는데, 항만의 위치상 이란과 오만 사이의 좁은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뒤 제벨 알리항의 물동량은 90∼95% 감소했다. 이에 따라 UAE는 호르무즈 해협을 대체할 수 있는 경로를 적극 모색하게 됐다.

걸프 지역 당국자들은 UAE 동부 해안으로의 사업 확장이 제벨 알리항을 완전히 대체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DP월드의 한 고위 관계자는 FT에 “제벨 알리항의 처리 규모가 축소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신규 항구 건설은 이란 전쟁이 역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준다고 FT는 지적했다. 그동안 걸프 지역의 기반시설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통항이 중단 없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제 아래 구축됐지만 이제 이러한 전제 자체를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란 전쟁의 영향으로 DP월드의 전체 이익이 2025년 66억달러에서 올해 약 59억달러로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DP월드는 전쟁 발발 이후 이미 UAE 동부 해안의 항만 시설에 의존해왔다. 제벨 알리항으로 향하던 화물을 푸자이라항과 인근 코르파칸항으로 돌렸으며, 이에 따라 두 항만은 현재 심각한 혼잡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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