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핵융합은 별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을 지구에서 재현하는 기술이다. 엄청난 열과 압력으로 작은 원자들을 억지로 합쳐 더 큰 원소로 만드는데, 이 과정에서 막대한 에너지가 나온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무한한 전기를 얻을 수 있어 ‘꿈의 에너지’로 불린다. 기존 원자력발전이 원자를 쪼개는 핵분열 방식이라면, 핵융합은 정반대로 원자를 붙인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거의 나오지 않고 폭주 사고 위험도 낮다.
투자금은 소수 기업에 쏠렸다. 미국 커먼웰스퓨전시스템스가 지난해 8월 8억 6300만달러(약 1조 2941억원)를 조달했고, 독일 프록시마퓨전이 이달 5억 1800만달러(약 7768억원)를 유치했다. 미국 헬리온에너지는 지난달 4억 6500만달러(약 6973억원), 이너시아엔터프라이즈는 지난 2월 4억 5000만달러(약 6748억원)를 받았다. 이들 4개 기업이 최근 1년 투자금의 절반 이상을 가져갔다.
증시 상장에 나서는 기업도 나왔다. 미국 TAE테크놀로지스와 캐나다 제너럴퓨전은 올해 안에 나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며, 그 과정에서 수억달러의 신규 투자를 받았다. 상장 계획 기업의 투자 유입이 보고서에 반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산업 자체도 몸집을 키웠다. 이번 조사에 응한 핵융합 기업은 56곳으로, 2021년 23곳에서 두 배 넘게 늘었다. 지난 1년 사이 6곳이 새로 뛰어들었고 3곳이 빠졌다.
기술에 불이 붙은 계기는 2022년이다. 당시 미국 연구진이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데 넣은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뽑아내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다만 이 성과는 아직 실험실 밖에서 재현되지 않았다.
그 사이 미국에선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특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들이 하루 24시간 끊김 없이 공급되는 무탄소 전기를 절실히 원하면서 핵융합에 대한 기대가 한층 커졌다.
보고서에 응답한 기업 중 약 70%는 2040년까지 상업용 핵융합 발전소가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실제 발전소를 짓기까지는 과학·공학적 난제가 여전히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지난해 조사에서 기업들의 83%는 투자금 확보를 가장 큰 걸림돌로 꼽았고, 첫 시범 발전소를 가동하는 데 추가로 필요한 자금은 중간값 기준 7억달러(약 1조 497억원)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