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 (사진=AFP)
성명에는 브린욜프슨 교수를 비롯해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다론 아제모을루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폴 크루그먼 등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16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앞으로 10년간 AI의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면서 “산업혁명을 뛰어넘는 거대한 경제 변혁이 극히 짧은 기간에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AI가 사람들의 생활 수준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대규모 고용 상실이 일어날 위험도 있다”고 강조했다.
AI 기업 앤스로픽에 몸담고 있는 앤턴 코리넥 미 버지니아대 교수는 “증기기관과 전기, 컴퓨터는 사회에 퍼지기까지 수십년의 여유가 있었지만 AI는 몇 년밖에 없을지 모른다”며 조기 대응을 촉구했다. 성명을 이끈 브린욜프슨 교수도 “AI가 인간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고, 소수가 아닌 다수의 번영으로 이어지도록 행동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문제는 그 ‘몇 년’이 이미 시작됐다는 점이다. 미 재취업 알선업체 챌린저·그레이앤크리스마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기업들이 발표한 감원 44만 3604명 가운데 AI를 이유로 명시한 것이 10만 1743명에 달했다. 전체 감원의 23%가 AI를 직·간접적 원인으로 지목한 셈이다.
실제 AI는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넉 달 연속 감원 사유 1위를 지켰다. 2023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특히 지난 5월 한 달 AI를 이유로 한 감원은 3만 8579명으로 월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1월만 해도 전체 감원의 7%에 그쳤던 AI 비중은 5월엔 40%까지 치솟았다.
속도도 가파르다. AI를 이유로 한 감원은 지난해 1년치가 5만 4836명이었는데, 올해는 반년 만에 그 두 배 가까이로 불어났다. 경고가 논의되는 사이 현실은 그보다 빨리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AI 혁명의 한가운데에 있는 기술업계가 해고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다. 올해 상반기 미 기술기업들이 발표한 감원은 13만 9156명으로 1년 전(7만 6214명)보다 83% 급증했다. 미국 전체 감원의 3분의 1에 육박한다. 앤디 챌린저 챌린저·그레이앤크리스마스 최고매출책임자는 “기술업계가 올해 감원의 진앙”이라며 “AI가 기업들이 인력 규모를 바라보는 방식을 계속 바꿔놓고 있다”고 진단했다.
개별 기업별로 보면 더욱 뚜렷하다. 오라클은 1년 새 인력이 2만 1000명가량 줄었다. 회사는 규제 당국에 낸 서류에서 AI 도입이 감원을 불렀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다고 인정했다. 아마존은 지난 1월 사무직 1만 6000명을, 메타는 지난 5월 8000명을 잘랐다. 세일즈포스는 고객서비스 인력 4000명을 줄였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 뉴욕시립대 교수. (사진=AFP)
다만 이번 성명은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남겼다. 연구를 진행하고 정책과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는 원론적 요구에 그쳤을 뿐, 대량 실업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방법이나 방향성은 담기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