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엔비디아, 내년 AI 통신장비 출시…게임체인저 될까

해외

이데일리,

2026년 7월 15일, 오후 05:00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핀란드 통신장비 업체 노키아가 미국 엔비디아와 손잡고 인공지능(AI)으로 작동하는 이동통신 기지국 장비를 내놓는다. 기존 설비를 그대로 쓰면서도 주고받을 수 있는 데이터양을 대폭 늘려주는 것이 핵심이다.

(사진=AFP)
(사진=AFP)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노키아는 이날 엔비디아와 함께 세계 첫 상업용 ‘AI 기반 무선접속망(RAN)’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RAN은 스마트폰 등 단말기를 통신망에 연결해주는 기지국 계열 설비를 말한다. 노키아는 이 장비로 2028년까지 같은 주파수로 두 배 많은 데이터를 실어나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비는 내년 통신사업자에 공급되며, 이때 주파수를 얼마나 알뜰하게 쓰는지를 뜻하는 ‘주파수 효율’은 50%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까지 이룬 개선폭은 20%다. 노키아는 세 가지 하드웨어와 한 가지 소프트웨어 형태로 이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소프트웨어만 업데이트하면 아직 규격이 정해지지 않은 6세대(6G) 이동통신으로도 넘어갈 수 있고, 개방형 표준인 ‘오픈랜’을 따라 다른 업체 장비와도 함께 쓸 수 있다.

저스틴 호타드 노키아 최고경영자(CEO)는 값비싼 주파수를 더 효율적으로 쓰면 통신사업자의 수익성과 업그레이드 속도가 개선된다고 밝혔다. 노키아는 소프트웨어가 미리 깔린 하드웨어를 파는 데서 나아가, 향상된 소프트웨어를 계속 제공하는 구독형 모델로 전환할 계획이다.

새 기술은 유럽 통신사업자들이 아직 5세대(5G) 통신망으로 갈아타는 도중에 나온다. 치열한 경쟁 속에 투자 비용을 요금에 반영하기 어렵고, 고성능 통신이 꼭 필요한 사례를 입증하기도 쉽지 않아 5G 전환은 예상보다 더뎠다.

엔비디아와 노키아는 이번 플랫폼이 통신망의 작동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꾼다고 강조했다. 통신망이 개별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로 제어되는 표준 컴퓨터가 운영하는 방식으로 옮겨간다는 것이다. 궁극적 목표는 데이터를 이용자와 더 가까운 곳에서 처리해 지연을 줄이고, 이동통신망에 엔비디아 반도체를 더 많이 심는 것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노키아와 함께 엔비디아의 쿠다(CUDA)와 AI를 기지국 신호처리부에 넣어 RAN을 지구 규모의 AI 컴퓨터로 바꾸고 있다”며 “지금의 주파수에서 더 많은 용량과 효율을 끌어내는 동시에 새로운 AI 서비스와 6G 시대의 토대를 마련하는, 통신사업자에게 한 세대에 한 번 있을 전환”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와의 협력은 지난해 10월 발표됐으며, 당시 엔비디아는 노키아 지분도 사들였다. AI 인프라 확산에서 수익을 내기 위한 노키아 전략 전환의 일환이다. 이 협력으로 엔비디아 반도체는 통신망이라는 새 시장을 얻게 됐다. 여기에는 노키아가 2024년 23억달러(약 3조4293억원)에 인수한 인피네라를 발판 삼은 데이터센터 연결 시장에서의 공동 작업도 포함된다. 노키아 주가는 올해 한때 170% 가까이 뛰었다가 상승폭이 86%로 줄었다.

경쟁사인 스웨덴 에릭슨도 로봇 등 AI 기기가 이동통신망에서 작동할 것에 대비해 장비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다만 에릭슨은 데이터센터 시장에는 뛰어들지 않고 통신사업자용 이동통신 장비 공급에 집중하기로 했다. 전날 마지막 실적발표에 나선 퇴임 예정의 뵈리에 에크홀름 에릭슨 CEO는 “우리는 가치사슬의 다른 부분을 택했다”며 “AI가 실제로 물리적 세계에 들어오면 우리의 위치를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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