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EU 지원금으로 중국산 드론 부품 산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7월 15일, 오후 05:34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EU)의 방위 지원 대출을 중국산 드론 부품을 사는 데 쓸 수 있게 됐다. 자체 방위산업을 키우려 애써온 유럽이 정작 핵심 부품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현실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AFP)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AFP)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EU 지원 대출의 첫 집행분에서 중국산 드론 부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예외를 인정받았다. 드론 조달에 배정된 이 첫 방위 지원분은 59억유로(약 10조456억원) 규모로, 전체 600억유로(약 102조1590억원)를 방위 조달에 배정한 우크라이나 지원 대출에서 처음 집행되는 몫이다.

이번 결정은 EU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유럽 내 조달과 연계해 역내 방위산업 기반을 다지려 애써왔는데도, 자체 생산에 여전히 공백이 크다는 점을 드러냈다고 FT는 짚었다.

4년 넘게 이어진 전쟁에서 중국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 모두에 부품을 대고 있다는 사실도 부각됐다. EU는 그간 중국을 러시아 군수산업의 핵심 공급자로 지목하며 “러시아 전쟁의 핵심 조력자”라고 비판해왔지만, 우크라이나의 무기 산업 역시 중국산 부품에 기대고 있음을 인정한 셈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폭격 속에서도 유럽에서 가장 혁신적인 방위산업 중 하나를 일궈냈다. 일부 분야에서는 자국 생산업체가 전통적인 유럽 무기 기업들을 앞지르기도 했다. 하지만 전장의 주력 무기로 떠오른 드론의 소비 속도가 자국은 물론 동맹의 특정 부품 생산 능력마저 앞지르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러시아군 전장 사상자의 약 80%가 드론에 의한 것이라고 말한다.

EU 대출 조건상 이 자금으로 사는 방위 물자는 원칙적으로 EU 단일시장이나 우크라이나, 또는 캐나다 같은 승인된 협력국에서 조달해야 한다. 다른 나라는 EU와 안보 파트너십을 맺고 지원 사업에 기여하며 우크라이나를 실질적으로 도울 경우 자격을 얻는데, 영국이 전날 이 사업에 참여했다. 승인 범주 밖 공급처의 경우 계약에서 다른 나라 부품 비중이 35%를 넘어선 안 되며, 무기 구매가 EU의 “안보·방위 이익에 어긋나서는” 안 된다.

다만 규정에는 예외 조항도 있다. 자격을 갖춘 나라들에서 비슷한 제품을 충분히 빠르게, 또는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양만큼 구하기 어려우면 우크라이나가 EU 집행위원회에 다른 곳에서 사도록 허가를 요청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에 이 예외를 적용받아 유럽에서 충분히 구할 수 없는 일부 중국산 부품을 살 수 있게 됐다.

EU 집행위원회와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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