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베이지북 "美경제 완만한 성장 지속…물가 상승 압력은 여전"

해외

이데일리,

2026년 7월 16일, 오전 04:34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경제가 최근 몇 주 동안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은 대부분 지역에서 큰 변화 없이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했지만, 물가는 중동 분쟁과 관세 등의 영향으로 상승 압력이 이어졌다. 연료 가격 하락으로 인플레이션 둔화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국제유가 변동성이 다시 커지면서 향후 물가 전망은 지역별로 엇갈렸다.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AFP)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AFP)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5일(현지시간) 공개한 경기동향보고서인 베이지북(Beige Book)에서 “최근 경제활동은 전반적으로 소폭에서 완만한 수준(slight to moderate)의 성장세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연준 산하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이 기업과 금융기관, 지역 경제주체 등을 대상으로 지난 7월 6일까지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이 취합했다.

연준은 노동시장에 대해서는 대부분 지역에서 고용이 거의 변하지 않았거나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평가했다. 기업들은 신규 채용과 인력 운영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으며, 노동시장 전반도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미국 경제가 성장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고용시장 역시 급격한 둔화나 과열 없이 균형을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물가는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갔다. 연준은 “전반적으로 물가는 완만한 속도로 상승했다”며 “일부 기업들은 비용 증가의 원인으로 중동 분쟁을 지목했고, 다른 기업들은 관세를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 가격도 계속 상승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고객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졌다고 기업들이 보고했다”고 덧붙였다.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이전보다 가격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의미다.

향후 인플레이션 전망은 지역별로 차이를 보였다. 보고서는 “일부 지역에서는 앞으로 몇 달 동안 현재 수준의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 반면, 다른 지역에서는 연료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최근 국제유가 흐름이 물가 전망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면서 지역별 기업들의 전망도 엇갈린 것이다.

실제로 미국과 이란 간 일시적인 평화 합의 이후 휘발유 가격이 하락하면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는 월간 기준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이후 중동 지역에서 교전이 재개되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했고, 기업들은 향후 원가 부담 확대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연준 내부에서는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경계감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연준 인사들은 물가가 다시 상승할 경우 올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해야 할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반면 케빈 워시 연준 의장과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물가 전망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인 견해를 내놓으며, 에너지 가격 안정과 근원 물가 둔화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번 베이지북은 미국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와 안정적인 고용 여건을 유지하고 있지만, 중동 분쟁과 관세 등 대외 변수로 물가 압력이 여전히 남아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국제유가의 향방이 향후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보고서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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