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y Burnham waves as he leaves Labour?s 'Special Conference' where he was confirmed as the Labour Party's new leader and the country's next prime minister, in central London on July 17, 2026. (Photo by Toby Shepheard / AFP)
또 “정치가 너무 오랫동안 희망을 주지 못했던 사람들과 지역에 다시 희망을 돌려주겠다”며 “단결된 정부를 통해 국민이 갈망해온 변화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스타머 전 총리를 향해서는 “그동안의 헌신에 감사한다”며 예우를 표했다.
번햄의 대표 선출은 사실상 예정된 수순이었다. 스타머 총리가 지방선거 참패와 노동당 지지율 하락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기로 하면서 번햄이 단독 후보로 출마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달 메이커필드 보궐선거에서 하원의원으로 복귀한 뒤 당내 지지를 확보하며 스타머 퇴진을 이끌었다. 오는 21일 총리에 공식 취임한 뒤 새 내각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그는 이날까지도 장관 인선을 확정하지 않았다며 “당의 모든 계파와 영국의 모든 공동체를 반영하는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번햄은 그레이터맨체스터 시장 재임 시절 지역 이익을 적극 대변해 ‘북부의 왕(King of the North)’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도 웨스트민스터에 집중된 권한을 지방으로 대폭 이양하는 ‘권력의 대재균형(biggest rebalancing of power)’을 새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영국의 심각한 지역 불균형과 정치적 소외가 개혁당과 녹색당의 지지 확대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녹색당보다 더 녹색이 되거나 개혁당보다 더 개혁당다울 필요가 없다”며 “자신감 있고 진정성 있게 노동당다운 노동당이 되면 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수개월째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개혁당의 상승세를 노동당 본연의 가치와 정책으로 되돌려놓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경제 정책에서는 친기업 노선을 분명히 하면서도 공공성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번햄은 1980년대 이후 이어진 중앙집권과 핵심 사회기반시설 민영화가 영국의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비판하며,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하수도 기업 템스워터 등에 대한 공공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러한 정책이 반기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기업과 함께 지역을 성장시키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경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총리직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나는 준비돼 있다. 계획도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정부 운영의 핵심 과제로 정부 조직문화 혁신과 당내 계파 갈등 해소, 노동당다운 정책 노선 확립, 영국 전 지역을 위한 국정 운영, 지방분권 등을 제시하며 “내 정부는 다음 주부터 새로운 길을 자신 있게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당 내부에서는 번햄 체제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다. 한 노동당 의원은 FT에 “카리스마 있는 새 지도자가 등장하면서 당 분위기가 살아났다”며 “스타머는 정책을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지만 번햄은 필요한 돌파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노동조합총연맹(TUC)의 폴 노왁 사무총장도 “새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노동자들의 생활 수준을 개선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면 야권과 당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개혁당을 이끄는 나이절 패라지는 번햄의 연설을 “내용이 전혀 없는 공허한 연설”이라고 평가절하하며 “국민의 직접적인 위임 없이 총리직에 오르게 됐다”고 비판했다. 노동당 내부에서도 정책 방향이 아직 충분히 구체화되지 않았고 민주적 정당성 논란도 남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노동당 의원은 “지금의 번햄은 모두가 각자의 기대를 투영하는 존재일 뿐”이라며 “머지않아 매우 어려운 정책적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직 장관은 “번햄은 아직 명확한 변화 방향을 제시하지 않은 미지의 인물”이라며 “이제부터가 진짜 시험대”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