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발단은 홍콩의 세제 개편이다. 홍콩은 성과보수(캐리드 인터레스트)에 붙는 세율을 0%로 낮추는 작업을 마무리 단계까지 진행했다. 성과보수는 펀드가 낸 수익 가운데 운용역이 몫으로 가져가는 돈이다. 적용 대상도 넓어 헤지펀드와 사모펀드, 벤처캐피털, 사모대출은 물론 부유층 자산을 관리하는 패밀리오피스까지 포함된다. 안 그래도 낮은 홍콩의 세금을 더 줄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싱가포르 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펀드 임원들은 이미 경쟁력 있는 싱가포르 세율을 더 내리지 않으면 고액 연봉을 받는 운용역들이 홍콩행을 요구할 것이라고 당국에 전달했다. 논의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적잖은 싱가포르 회사들이 홍콩에 사무소를 내거나 일부 인력이 홍콩에서 일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며 “MAS도 이런 얘기를 귀담아 듣고 있어 논의가 한층 뜨거워졌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몇 년간 이어진 이동 방향을 뒤집는 것이다. 당시에는 정치적 혼란과 지나치게 강한 방역 조치를 피해 수만명의 사무직 외국인이 홍콩을 떠나 싱가포르로 몰려들었다. 홍콩은 이들을 되찾기 위해 세제 개편에 나섰다.
다만 싱가포르가 홍콩 방식을 그대로 따라가기는 쉽지 않다. 다른 부처의 반대에 부딪힐 수 있는 데다, 생활비가 오르는 시기에 고소득 금융인의 세금을 깎아주는 조치는 여론의 반발을 부를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MAS는 개인 세금을 직접 낮추기보다 회사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쪽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회사가 아낀 돈으로 운용역에게 더 많은 보수를 주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한 관계자는 “개인의 손에 돈을 쥐여주기보다 기업이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직원에게 더 줄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MAS는 FT에 “금융기관과 인재에게 신뢰받는 역동적인 금융 중심지로서 싱가포르의 경쟁력을 강화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가 완전히 밀리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대런 보던 KPMG 아시아·태평양 자산운용 세무 총괄은 홍콩의 세제 변화로 “싱가포르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면서도 “많은 펀드가 이미 투자 구조를 싱가포르로 옮겨놓은 만큼 곧바로 짐을 싸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