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특히 미국에서는 생성형 AI 등장 이후 불과 3년 만에 국민 절반 이상이 AI를 사용할 정도로 보급이 빠르게 이뤄졌다. 지난해 기준 기업의 AI 활용률도 88%에 달하는 등 AI 활용이 산업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술 발전으로 AI 추론에 필요한 전력은 감소하고 있지만, AI 에이전트 등 복잡한 신규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데이터센터의 총 전력수요는 오히려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AI 에이전트의 작업 한 건당 에너지 소비는 일반 텍스트 질의응답보다 약 150배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미국 데이터센터의 전력수요는 2030년 426테라와트시(TWh)로 2025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나고, 미국 전체 전력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현재 5%에서 9%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문제는 전력 인프라가 이 같은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미국 데이터센터의 약 42%가 텍사스와 버지니아에 집중되면서 송전망과 변전설비 확충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변압기와 케이블 등 핵심 기자재 공급 부족, 약 44만명에 달하는 숙련 인력 부족, 주민 수용성 저하가 겹치면서 전력망 병목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계통연계를 신청한 발전사업 가운데 상업운전까지 이어지는 비율이 약 20%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주민 반발 등으로 약 1560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가 지연됐으며, 데이터센터 건설을 제한하는 법안도 11개 주에서 추진되고 있다. 올해 계획된 약 12GW 규모의 데이터센터 가운데 절반 가까이는 전력망 문제로 착공이 지연되거나 사업이 취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AI 데이터센터 증가는 전기요금 부담도 키우고 있다. 데이터센터가 집중된 전력회사의 경우 2020~2024년 전기요금이 약 25% 상승해 일반 지역(14%)보다 상승폭이 크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 가운데 약 7.8%포인트는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증가에 따른 영향으로 추정했다.
미국 전체 가정이 데이터센터 증가로 추가 부담하는 전기요금은 연간 약 14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데이터센터 밀집 지역의 가구당 추가 부담액은 연평균 139달러로 일반 지역보다 약 5배 높았다.
보고서는 이 같은 전기요금 상승이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미쳐 데이터센터가 밀집한 지역일수록 물가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계통접속 관리체계 개선, 전력 및 계통접속 정보 공개 확대, 데이터센터 입지 분산, 비용 유발자 부담 원칙을 고려한 전력망 비용 배분, 에너지 효율 향상과 재생에너지·무탄소 전원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AI 산업 육성에 맞춰 데이터센터 확충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의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로 AI 데이터센터를 선정하고, 2035년까지 총 18.4G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AI 산업 성장에 필요한 전력공급 기반 확충도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반도체와 AI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향후 지역별 전기요금제와 AI 데이터센터 전용 전기요금제 도입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